해남 화산, 바닷물 역류로 모내기  끝낸 논 ‘날벼락’

지난 5일 배수갑문 관리소홀로 유입...관동마을 일대 80ha 피해

“발걸음이 무겁다  바닷물 역류로 모내기 끝낸 논 77마지기가 쑥대 밭이 됐다  뭘 해야하나, 30년 농부 인생에 할 일을 잃어버렸다”

지난 4일 밤과 5일 새벽 사이  해남 화산면 관동 일부 배수갑문이 열린 사고로 바닷물이 역류 돼  모내기를 끝낸 논들이 염수 피해를 입게 되자 망연자실 해 하며 쏟아낸 한 농부의 푸념이다.

▲지난 5일 해남 화산 관동마을 일대의 논이 바닷물 역류로 침수 피해를 입어, 어린 모들이 노랗게 타 들어가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이번 사고는 관리인이 관동방조제 수문 6곳을 자동시스템으로 폐쇄하면서 3곳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일어난 것으로 ‘인재’에 무게가 실리면서  관리 부실이 지적되고 있다.

이와 관련 관계자는 지역 언론을 통해 “배수갑문에서 중간 수문까지 물을 가둬 놓는 저류지 수위가 높았고 비가 온다는 예보에 물을 바다로 방류하기 위해 4일 오후 8시쯤 배수문을 열고 1~2 시간 뒤 닫았는데 제대로 닫히지 않아 사고가 난 것 같다”고 관리 실수를 인정했다.

5일 새벽 2시께  인근 주민이 침수 피해를 처음 발견했고 이후 관계자가 수동으로 수문을 닫았지만 이미 피해가 진행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의 피해가 더 컸던 이유는  수문 3곳이 열린 채 밤새 만조까지 겹쳐 바닷물이 하천으로 밀려 들은 상태에서  농민들이 물을 채우기 위해 양수기를 돌리고 있었던 상황으로 엎친데 덮친 격이 되고 말았다.

또 군에도 배수갑문 상황이 실시간 확인되는 CCTV가 설치돼 있지만 사고가 발생한 날은 휴일인 탓에 근무자가 없어 확인되지 않은 것도 피해를 키운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배수갑문에는 지난 3월 염도측정기가 설치돼 있어 일정 농도 이상이 되면 수문 관리인과 군 담당자에게 신호를 보내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었지만 이번 사고 때 해당 시스템이 작동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돼 군 관리 부실이 총체적으로 지적되고 있는 상태다.

한편 현재 해남군은 인근 연화저수지 물을 흘려보내 하천물을 희석하고 바닷물을 배수로로 방류한 뒤 다시 농경지 물을 재공급하고 있는 상태다.

또 황산아연을 뿌려 염해를 제거하고 영양제를 살포해 최대한 피해를 줄일 계획이며, 보상여부는 피해조사를 통해 판단할 방침이지만 피해 규모와 사후 대책에 따라 재선에 돌입한 명현관 해남군수의 '군정 수행능력'이 평가 될 것으로 보여져 명 군수의 혜안이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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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

광주전남취재본부 김영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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