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천 의원의 노골적인 표 구애...전북은 고립된 섬?

고립된 섬 벗어나기 위해서는 국민의힘 후보에게 표를 몰아줘야 하나

▲9일 일간지에 실린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의 기고문  ⓒ프레시안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내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전주 을에서의 승리를 장담한 데 이어 이번에는 '전주 을'선거구 재보권선거 출마가 예상되는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이 "전북은 민주당만 바라보면서 고립된 섬이 됐다"는 내용의 기고문을 전북의 한 일간지에 실어 노골적인 표 구애(?)가 아니냐는 눈총을 받고 있다. 

정운천 의원은 9일 전북일보 '의정단상'이라는 코너에 "고립된 섬, 전북"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실었다.

정 의원은 이 글에서 "제8회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은 지역구 당선자를 단 한명도 배출하지 못하고 비례도의원 1명, 비례시의원 3명에 그쳤다"며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또 "지난 30년간 기울어진 운동장이던 전북은 민주당을 향해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지만 전북홀대의 결과는 고스란히 도민에게 돌아갔고 민주당을 지지했던 전북도민은 다른 지역이 경쟁적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자신이 지난 10년간 얘기해온 야·여 '쌍발통정치'로 나아가야 전북발전에 미래가 있다"면서  충청지역을 예로 들었다.

충청은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에 67%의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고 이번 8회 지방선거에서는 여당인 국민의힘에게 힘을 실어줘 지역현안사업들을 신속하게 추진되면서 지역발전을 이뤄냈다"고 비교한다. 

그 예로 "충남의 지역 중점 현안사업이던 국도 77호선 보령해저터널은 10년전에 착공해 지난해 개통했지만 똑같은 국도 77호선인 부창대교(노을대교)는 언제 시작될지도 모른다"고 안타까워했다.

정 의원은 또 "대구경북에서는 윤석열정부가 들어 섰음에도 각각 29명과 27명의 기초의원을 당선시키면서 지역내 최소한의 견제와 균형이 가능한 정치환경을 만들어 냈다"고 평가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 5년동안 전북관련 공약 46개를 실행에 옮겨야 하는데 지역과 중앙을 연결하고 소통창구 역할을 해줄 인물을 만들지 못했으니 앞으로 4년간이 답답할 뿐"이라고 한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도지사 선거에서 윤석열 대선 후보 지지율보다 3.5%p나 많은 17.9%의 지지를 얻은 조배숙 국민의힘 전북도지사후보를 예로 들면서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고 말하고 "민주당 일당 독주의 폐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전북도민들이 아픔을 헤아려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크게 일어나기를 기대한다"고 끝을 맺었다. 

내년 전주을 재보권선거에서 변화가 일어나기를 기대하는 듯한 발언으로 이해된다.

그런데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국민통합위원장.전북도당위원장)은 내년 재.보궐선거가 있을 전주 을 선거구에 출마가 예상되는 국민의힘 안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다. 그는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선거 '전주을'선거구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된 경험도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도 정운천 의원을 염두에 두고 내년 재.보궐선거에서 '전주 을'재.보궐선거에서 당선자를 내겠다고 장담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그가 이런 내용의 글을 전북의 일간지에 기고한 것은 유권자의 신성한 투표권 행사에 대한 모욕이며 한편으로는 노골적인 표 구애(?)가 아닐 수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지역 유권자가 선택해 만들어진 정치지형을 놓고 "전북은 여전히 고립된 섬처럼 오로지 민주당만 바라볼 뿐"이라고 안타까워했지만 "매번 선택을 잘못하는 유권자 탓"으로도 들리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을 상대로 제대로 된 후보조차 내지 않았던 과거 전력은 거론하지 않고 싶다.

그러니까 내년 전주 을 재보궐선거에서는 "지역과 중앙의 연결고리 역할을 충실하게 해내고 소통창구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자신을 선택해달라"는 얘기를 이렇게 미리 하는 것일까?

해당 선거구 유권자는 물론 더불어민주당이 들어도 화가 날 일이다. 전북이 고립된 섬을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내년 전주을 재보궐선거에서는 여당인 국민의힘 후보를 선택해야 하는 것일까?

투표는 유권자가 심사숙고해서 내리는 결정이다.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하더라도 유권자의 투표행위는 신성하고 그 결과는 존중받아야 한다.

그런데 그 결과에 대해서 "안타깝다"는 표현을 써 가면서 전북을 "고립된 섬"으로 표현한 것에 대해 정 의원은 전북도민에게 사과할 의향은 없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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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

전북취재본부 최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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