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아쉽게 패배하며 국민의힘에 차기 정부를 내어줬다. 민주당은 지난 2017년 촛불시위로 집권했지만 5년만에 민심을 잃고 정권교체 여론에 굴복하며 위기를 맞게 됐다.
석 달도 채 남지 않은 지방선거를 앞둔 민주당은 조만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이 불가피해 보인다. 비대위원장은 대선 패배의 책임을 안고 있는 지도부가 직접 위촉하기보다는 의원총회 등을 통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대선 패배 책임론이 불거지면 내홍이 커질 수도 있다.
반면 초접전의 승부를 펼친만큼, 역대 대선과는 다르게 당 내홍이 봉합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가올 지방선거에서 대선 패배를 만회하기 위해 신속하게 대열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정치개혁 약속을 지킬지도 주목해야 할 지점이다. 지난달 27일 밤 민주당은 긴급의총을 열고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 대통령 4년 중임제, 국무총리 국회추천제 등을 골자로 한 '정치개혁안'을 당론으로 추인했다. 야권 단일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향한 러브콜로 풀이되며 정략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대선 결과에 상관없이 정치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날 민주당 의원 일동은 의총 직후 발표한 결의문에서 "절박한 정치개혁 과제를 대선 결과에 상관없이 반드시 실천할 것을 국민 앞에서 엄숙하게 결의하고 약속 드린다"고 공언했다.
이 후보도 선거운동 기간 내내 정권교체론에 맞서 '정치교체'를 내세우며 정치개혁의 의지를 강조해왔다. 이 후보는 같은날 의총 결과가 나온 직후 "정치개혁은 지난 반세기 우리 정치가 숙원했던 일이고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님의 유지이기도 하다"며 "이번 민주당의 결정이 국민통합과 통합정부를 바라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해 갈등과 분열의 정치를 끝내는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호응한 바 있다.
민주당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처음으로 적용된 지난 21대 총선에서 비례용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을 창당해 선거제도 개혁을 무력화 시킨 바 있다. 다가올 지방선거와 2024년에 있을 22대 총선을 앞두고 과연 민주당이 스스로 기득권을 내려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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