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 해결에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면서, 사태의 추이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어떻게 대응할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24일(현지 시각) 미국 방송 <CNN>은 "블링컨 장관이 미 의회 의원들과 전화회의에서 이번 전쟁은 '피투성이의 난장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해당 회의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 회의에서 "이 문제(우크라이나 사태)는 해결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이번 상황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에 달려있다. 그들이 괴뢰 정부의 지배를 받은 것인가에 대한 문제"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친(親) 서방 성향의 현 우크라이나 정부를 전복시키고 친(親) 러시아 정부를 세우는 것을 목표로 이번 군사 행동을 감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 공격이 잔혹하게 이어질 것이며 우크라이나 현 정부와 군을 포함한 국민들이 러시아의 이같은 의도에 얼마나 저항하는지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크라이나 수도인 키예프는 러시아군에 점령당하기 직전인 상황까지 내몰리고 있다. <AFP>통신은 러시아군이 키예프 북쪽에서 약 130km 떨어진 체르니히프를 넘어 키예프 북부 외곽 지대로 진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키예프에 이미 러시아의 사보타주(의도적 파괴행위) 세력이 침투해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이 러시아군의 목표 1순위이지만 계속 키예프에 머물겠다고 말했다.
<CNN>은 안톤 게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부 고문이 취재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순항미사일과 탄도 미사일을 이용한 공습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또 방송 취재진이 키예프 중심부에서 두 차례의 큰 폭발음을 들었으며 이곳과 다소 떨어진 곳에서 세 번째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렇듯 키예프 내부의 상황이 악화되는 가운데 <CNN>은 키예프의 함락과 관련해 이날 전화회의에 참석한 다른 소식통들을 인용, "아직 상황을 단정지을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방송은 또 다른 소식통을 인용 "미 정부 관리가 러시아가 예상보다 더 큰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에 직면해 있다고 의원들에게 말했다고 한다"며 "그러나 키예프가 함락될지에 대해서는 상황이 유동적이기 때문에 그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주우크라이나 한국대사관은 25일(현지 시각) 긴급 공지를 통해 "향후 키예프 등 주요 도시에서 △전력·통신망 단절 △방화·폭발 등 행위주체를 특정하기 어려운 다양한 혼란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사관은 "비상키트 배낭을 신청하신 교민분들께 배포해드렸으며, 배낭에는 랜턴·라디오 등 위기상황 발생 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비상물품이 포함되어 있으니 미리 배터리를 넣고 작동 여부를 확인해 주기 바란다"며 구체적인 행동 요령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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