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부정사용 의혹 및 과잉 의전 논란에 대해 "경기도 재직 당시 근무하던 직원의 일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이 후보는 3일 입장문을 통해 "지사로서 직원의 부당행위는 없는지 꼼꼼히 살피지 못했고, 저의 배우자도 문제가 될 수 있는 일들을 미리 감지하고 사전에 차단하지 못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더 엄격한 잣대로 스스로와 주변을 돌아보려 노력했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모자랐다"며 "문제가 드러날 경우 규정에 따라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그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를 겨냥해 검증론 공세를 이어왔으나, 설 명절동안 김혜경 씨 관련 의전 논란이 제기되자 이 후보가 직접 나서 진화에 나선 것이다. 다만 이 후보는 자신과 김혜경 씨가 인지했던 일은 아니라는 취지로 선을 그었다.
경기도 법인카드를 부적절하게 사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감사기관에 감사를 받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일부 언론에서는 부적절한 경기도 법인카드 사용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면서 "보도된 내용을 포함하여 도지사 재임 시절 부적절한 법인카드 사용이 있었는지를 감사기관에서 철저히 감사해 진상을 밝혀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SBS>는 2021년 초 경기도청 비서실에서 7급 공무원으로 일하다 퇴직한 A씨의 주장을 토대로, 경기도청 총무과 소속으로 사실상 김혜경씨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배모 씨가 김씨의 약 대리 처방·수령과 음식 배달을 지시하는 등 공무원들을 개인비서처럼 부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KBS>도 김 씨가 경기도 비서실 공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배모 씨가 도청 비서실 전 직원 A씨에게 김혜경 씨의 반찬거리를 공금으로 산 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에 있는 이 후보 집으로 배달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다. 이 과정에서 A씨는 개인카드로 소고기값을 결제했고, 다음날 점심시간 때 다시 식당을 찾아 카드 결제를 취소한 뒤 경기도 법인카드로 재결제했다고 밝혔다.
논란이 확산되자 전날 김 씨와 '약 대리 처방'등을 지시한 공무원 배 씨가 입장문을 냈다. 배 씨는 "어느 누구도 시키지 않은 일을 A씨에게 요구했다"며 사적 심부름 지시는 자신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약 대리 처방은 김 씨를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혜경 씨도 배 씨가 A씨에게 심부름을 시킨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듯한 입장문을 냈다. 김 씨는 "배 모 씨의 입장문을 보았다.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있었다. 그동안 고통을 받았을 A모 비서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하니 마음이 아린다"며 "공과 사를 명료하게 가려야 했는데 배씨와 친분이 있어 도움을 받았다. 그러나 상시 조력을 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야당은 이를 '꼬리 자르기'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양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배씨) 본인이 필요한 약이었는데 왜 김씨 집으로 배달이 되나, (배씨가) 알아서 음식을 배달시켰다면 김씨는 시키지도 않은 음식을 경기도 공무원이 사다 줘서 먹었다는 건가"라며 따져 물으며 "국민을 바보 취급한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이런 말도 안 되는 거짓 해명을 믿으라며 배씨 뒤에 숨을 생각을 했겠나"라고 힐난했다.
이동영 정의당 수석대변인도 "이 후보나 김혜경씨는 책임을 인정하고 진솔하게 사과하기 보다는 공무원의 개인적 일탈로 꼬리자르기에 급급했다"며 "이 후보는 배우자의 '공무원 사적 이용'에 대해 시민들에게 책임있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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