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추적자 박지현, 이재명 선대위 합류

"성폭력 반성, 피해 치유가 민주당 과제"

텔레그램 성 착취가 벌어진 'n번방' 사건을 최초로 공론화한 '추적단 불꽃' 소속 활동가 박지현 씨가 27일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했다. 그는 민주당 선대위 산하 여성위원회 '디지털성범죄근절특별위원장'을 맡았다. 

박 씨는 "성폭력 가해자인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안희정 씨나 그분들이 한 일들이 민주당 전체를 대표할 수 없다"며 "피해를 입은 분들에게 반성하고 그 피해를 치유하는 게 민주당의 과제"라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서울 마포구 민주당 미래당사에서 토크콘서트를 열고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더 낼 수 있는 자리가 어딜지 고민한 결과, 민주당에 오게 됐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2019년 텔레그램 성착취 대화방에 잠입 취재해 'n번방' 존재를 처음으로 세상에 알렸다. 신상 위협을 받아 경찰의 신변보호 조치를 받기도 했던 박 위원장은 실명 대신 '불'이라는 활동명으로 활동해왔다. 그랬던 그가 세상에 얼굴과 이름을 처음으로 공개하며 선대위에 합류했다.

합류 계기에 대해 박 위원장은 "활동가, 기자의 위치에서 일을 해오면서 피해자의 이야기를 듣고 세상이 바뀌어야 할 부분이 너무 많은데 법이 바뀌는 데에 너무 오랜시간이 걸렸다. 내가 목소리에 조금 더 힘이 있었다면 이 변화를 빠르게 이룰 수 있었을까 고민한 끝에 정치를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얼굴을 밝히지 않고 신변의 위협을 느끼면서 활동을 해오다보니 여러 고민 들었다. 언제까지고 얼굴을 밝히지 않고 활동을 하다보면 지금이 아니더라도 결국 벽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며 "활동가로서의 말과 정치인의 말은 다르지 않을까 고민했다.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더 낼 수 있는 자리라고 생각해서 오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했던 2030 여성 유권자들이 4.7 재보궐 선거에서 등을 돌리고 이번 대선에서 이 후보의 지지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민주당은 많은 여성들의 지지를 받아왔던 당인데도 불구하고 지난 과오 때문에 많은 여성분들이 등을 돌린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며 "피해를 입은 분들에게 반성하고 그 피해를 치유하는 게 민주당의 과제"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을 선택한 계기에 대해서는 "가해자인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안희정 전 충남지사나 그분들이 한 일들이 민주당 전체를 대표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한다. (가해자들과는) 다른 좋은 분들이 많이 계시다"며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서 권력형 성범죄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을 수 있도록 촘촘한 체계를 만드는 게 민주당이 해야할 일"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 선대위를 선택한 계기로 '경기도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원스톱 지원센터' 설립을 꼽았다. 그는 "이 후보를 처음 만나 것은 2020년 6월, 디지털성범죄 대응 추진단 발족식이었다. 당시 이 후보는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에 깊이 공감하며 디지털 성범죄 근절에 대한 굳센 의지를 보였다"며 "추진단 발족식이 열리고 나서 6개월이 걸리지 않고 디지털 피해자 원스톱 센터가 개소됐다. 굉장히 추진력이 있는 사람이구나, 믿고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대선 국면에서 소위 '이대남', '이대녀' 등을 이용해 2030세대를 성별로 갈라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이번 대선에선 특히나 여성과 남성을 갈라치기 하는 일들이 많은 것 같다"며 "하지만 우리가 결국 지향하는 것은 사회가 가지고 있는 문제에 대한 해결을 위해 나가는 것이지 '여성 대 남성'의 대결을 계속해서 만드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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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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