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개헌론을 꺼내들었다. 권력구조 개편과 관련해 이 후보는 4년 대통령 중임제를 언급했다. 이에 야당 후보들은 "대통령을 8년 하겠다는 것"(안철수), "대선 코앞에서 뜬금없다"(윤석열)는 냉담한 반응이 나와 합의점을 찾기가 난망해 보인다.
이 후보는 19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5년 단임제인 현 대통령제를 4년 중임제로 바꾸는 개헌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지방선거와 총선, 대선 시기를 맞추기 위해 자신이 대통령이 되더라도 임기를 1년 단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개헌의 필요성에는 평소 공감하는 바라 '임기를 줄여서라도 하겠냐'면 당연히 할 수 있다"며 "우리 헌법이 군사정권에서 소위 문민정부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상태에 절충적 헌법이다. 안 맞는 옷을 바꿔야 한다는 건 분명하다"고 했다.
다만 그는 "지금 민생이 매우 어렵고 현실적으로 우리가 해결할 과제가 산적한데 전면 개헌 문제는 얘기해도 실현될 가능성이 작고 에너지 소진만 할 가능성 높다"면서 권력구조 문제를 대선 쟁점으로 부각시키지는 않았다. 그는 "정치적 '게임의 룰' 측면이 있어서 이해관계가 다른 정치세력이 합의하기가 용이하지 않다"고 했다.
이어 "언제나 전면 개헌만 생각해왔는데 이제는 모두가 합의할 수 있는 그런 부분부터, 단계적으로 순차적으로 가능할 때마다 개헌을 조금씩 해나가자"고 수위를 낮췄다.
이 후보가 언급한 개헌론에 대해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모두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대선 코앞에서 여러 상황이 막 터진 가운데, (개헌론을) 딱 듣고 약간 뜬금없다"며 "개헌은 국민의 합의가 있어야 하고 신중히 판단할 문제"라고 일축했다.
그는 "180석을 가진 집권여당으로서 당내 경선부터 (개헌을 거론할) 기회가 많지 않았나"며 "대선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제기된) 개헌 이야기를 국민들께서 진정성에 대해 어떻게 판단할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 대통령 임기) 5년을 (중임으로) 8년으로 가자는 것이라 국민이 어떻게 판단하실지"라며 "이 후보 개헌 주장에 대해 논평하고 싶지 않지만 국민이 알아서 판단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후보도 이날 아침 CBS 라디오에 출연해 "대통령을 8년 하겠다는 주장", "국민을 속이는 말"이라고 이 후보를 비난했다.
윤 후보는 이어 "대통령 권력이나 통치 구조가 초헌법적으로 운영된 것을 어떻게 법 안쪽으로 끌어들여 정상화하느냐를 (중요한 문제로) 생각하는데, 4년 중임제란 이야기가 나온다"며 "그쪽으로도 갈 수 있는 문제이지만 지금 권력구조에 대해 말하는 건 대통령 권한을 줄이자는 것 아니냐"고 설명했다. 대통령 임기 조정이 '제왕적 대통령제'를 실질적으로 변화시키는 방식인지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4년 중임제 개헌이 자신의 임기를 8년으로 연장하려는 의도가 숨은 것 아니냐는 의심에 이 후보는 "오해"라며 "개헌을 하게 되면 개헌 당시 재임 중인 대통령에겐 적용 못 하도록 금지돼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임기를 줄이고 4년 중임제 개헌안을 만들어 통과되면 임기만 축소되지, (재선) 출마가 불가능하다"며 "그런 점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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