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특별자치시의회(이하 세종시의회)가 올해 예산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시의회 의장 가족 명의의 토지 옆을 지나는 도로를 개설하는 일명 쪽지 예산을 편성해 감사원으로부터 감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시의회가 또다시 내년 예산에 집행부로부터 제출되지 않은 항목을 신설하고 예산까지 세우는 쪽지예산을 편성해 물의를 빚고 있다.<2020년 12월21일자, 2021년3월9일자, 2021년 11월22일자>
세종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지난해 12월 11일 집행부로부터 제출받은 2022년도 세종특별자치시 예산안을 심사해 2021년 예산 1조 8172억 8478만 4000원보다 5.73%(1040억 4317만 원) 늘어난 1조 9213억 2795만 4000원으로 심사를 마쳤다.
이 중 일반회계는 1조 5801억 3537만 원이며 특별회계는 3411억 9258만 4000원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세종시의회는 당초 집행부에서 전혀 예산을 올리지 않았던 도로개설 예산을 편성, 또 다시 쪽지 예산을 활용한 지역구 관리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사고 있다.
실제로 <프레시안>이 입수한 ‘2022년도 세종특별자치시 예산안 심사서’의 계수 조성 조서 중 일반회계 세출 예산의 도로개설 예산에 △봉암리 도시계획 도로(소로2-19호) 및 봉암리 도시계획도로(소로3-5) 8억 원 △남리 도시계획도로 개설(소로 3-12) 6000만 원 △침산리 도시계획도로 개설(소로2-161호) △평리 도시계획도로 개설(소로 3-188호) 2억 원 등 4건에 걸쳐 13억 6000만 원의 도로개설 예산을 새로이 편성·증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당초 집행부에서 예산안을 제출할 당시에는 아예 없었던 사업을 시의회 예결위에서 추가하고 예산까지 정한 것이어서 시의회 의원들이 지난해에 이어 쪽지 예산을 편성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예산을 집행하려고 한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특히 세종시의회가 지난해 예산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쪽지 예산으로 9개 도로를 개설하기로 했고 이 중 이태환 세종시의회의장 가족 명의의 도로 옆을 지나는 도로 개설예산까지 포함돼 시민단체로부터 공익감사청구를 당해 감사원이 지난해 11월 감사를 실시하기로 했는데도 또 다시 쪽지예산을 편성한 것이어서 시민들의 눈높이가 아닌 자신들의 이익만 위해 예산을 편성했다는 지적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시의회 관계자는 “예산을 삭감하거나 신규사업을 편성하는 것, 증액하는 것은 의원의 고유권한”이라며 “이는 국회의원들도 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반면 세종시 관계자는 “예산을 증감하거나 신규예산을 만드는 것이 의원들의 고유권한인 것은 맞지만 지역주민 대부분을 위한 것이 아니고 생색을 내거나 내년 선거를 의식해 편성한 선심성 도로개설 등은 잘못된 행위”라며 “이러한 쪽지 예산 편성으로 반드시 집행해야하는 다른 사업비를 삭감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