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폐합 예정 학교 학생들 고사리 손으로 닭 키워 수익금 기부

부안 하서 백련초등학생들, 하서면사무소에 성금 기탁

ⓒ백련초

통폐합이 예정된 학교의 학생들이 직접 닭을 키워 계란을 판매하고 바자회 활동을 통해 마련한 기금을 이웃을 위해 써 달라며 기탁했다.

부안군 하서면에 소재한 백련초등학교(교장 김중숙) 교사와 학생들은 지난 27일 하서면 사무소를 방문해 이웃돕기 성금을 기탁했다. 

이날 6학년 학생들 손에는 하얀 편지 봉투가 들려 있었다. 100원 짜리 동전을 비롯해 천원 오천 원권 지폐가 든 십 수 만원의 돈 봉투를 전달한 학생들은 "적지만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고 말했다. 

백련초등학교는 2년 후면 통폐합 되는 학교이다. 12월 현재 학생 수는 유치원을 포함해 16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수십 마리의 닭들이 함께 하고 있어 생명의 소리가 가득 차 있는 곳이다.

백련초 구성원들은 STEAM 활성화 사업 일환으로 봄부터 교사와 학생들이 직접 닭장을 설계하고 제작했다. 학년군 별 닭장과 함께 원예식물 다육이 하우스도 만들어 다양한 생태체험공간이 조성되면서 탄소중립을 실천하고 있다.

학생들의 교과 활동을 지도한 고동호 교사는 "닭장 안에는 어미 닭이 알을 품어 병아리를 부화하고 학생들은 귀여운 병아리들을 관찰하며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다."면서 "수시로 낳은 알은 학생들이 점심시간마다 수거해 알 표면에 날짜를 기록해 관리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어느 정도 모아지면 10개 혹은 4개씩 묶어 판매한다. 모아진 계란은 한 개 두 개 모아지다 보니 외부 판매는 하지 못하고 교직원들이 고객이 됐다. 작은 돈이 쌓이다 보니 어느새 10만 원이 넘는 금액이 됐다.

고 교사는 "애초에 학년군 별 닭 사육은 가장 손쉬운 경제 동물을 길러보고 생산된 알을 판매해 수익금을 기부하는 것이 최종 목표"였다고 말했다.

적은 금액일지라도 목표한 바대로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해야 한다는 뜻을 살려 수익금 전부를 하서면에 전달한 것이다.

수익금을 전달한 6학년 이미희 학생은 "내가 직접 키운 닭으로 낸 수익금을 기부해 매우 뿌듯하고 작은 돈이지만 이 돈이 어려운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다.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소회를 밝혔다.

고동호 교사는 "올해는 첫 삽을 뜬 데 의미가 있고, 내년에는 좀 더 많은 수익금을 기부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이 같은 자연 생태 체험을 통해 생명존중과 나눔 교육을 실천할 수 있어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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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

전북취재본부 최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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