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20일 부동산 세금을 완화하기로 합의했다. 내년도 보유세를 산정할 때 올해 공시가격 기준을 적용하는 방안과 1가구1주택 고령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납부를 한시유예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부동산 가격 폭등에 따라 세금 인상이 예상되자 대선을 앞둔 이재명 대선후보가 부동산세제 손질을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박완주 민주당 정책위 의장은 국회에서 열린 당정 협의 후 브리핑에서 "1세대 1주택 실수요자에 대한 증가분에 대해 모든 방법을 강구해 증가하지 않게 당정이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공시가를 활용한다면 (보유세) 동결이라는 표현도 쓰인다"며 "2022년도 보유세 산정시 올해 것을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내용 중 하나"라고 밝혔다.
또 종부세에 대해선 "1세대 1주택 고령자 6만 세대에 대해 종부세 한시 납부유예 검토를 요청했다"면서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 문제도 포함해서 검토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공시가 상승에 따른 복지수급 자격 탈락 문제에 대해선 "올해 탈락된 분들의 건보료를 경감하는 방식을 적용을 했는데 유사한 방식으로 추가 탈락하는 분들에 대해서 검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공시가격은 재산세·종부세를 비롯한 각종 세금을 산정하는 기준이 된다. 기초연금 등 복지수급 자격을 판단하는 데도 활용된다.
그러나 공시가격이 부동산 시세보다 지나치게 낮다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문재인 정부는 공시가격을 2028~2035년에 걸쳐 시세의 90%로 현실화하는 로드맵을 지난해 발표했다. 2021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의 시세 대비 현실화율은 70.2%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내년도 부동산세금 산정에 올해의 공시가격을 적용하는 사실상의 재산세 동결 조치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세제 방향화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실상 재산세를 1년간 동결한 것으로, 민주당이 종부세 과세 기준을 공시가격 9억 원에서 11억 원으로 완화한 데 이어 이재명 후보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한시적 완화를 주장하는 등 부동산 투기 억제와 조세정의 실현에 어긋나는 행보를 걸어왔다.
이같은 후퇴는 부동산 세금 부담이 많은 서울과 수도권지역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 좀처럼 회복되질 않자 이를 전환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전날 박영선 선대위 디지털대전환 위원장은 "이 후보는 서울 지지율이 회복되지 않는데 대해 고심이 많았다"며 "오늘의 주제는 서울의 지지율 회복 문제와 집값 문제, 소상공인 지원 문제로 요약될 수 있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박 정책위의장은 "처음에는 현실화율 유예 등도 포함해 실무 당정에서 검토했는데 부동산 공시법에 의한 공청회 기간이 지났고 제도 도입을 한지도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이라 그 부분은 제외하고 재산세 등 공시가액에 의해 올라가는 부분을 다른 정책적 방법으로 검토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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