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김종인·김병준·김한길 영입 매듭…'3김 진용' 순항할까?

김종인 원톱 구상 유지, 김병준은 상임선대위원장, 김한길은 별도 조직 맡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총괄선대위원장으로,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상임선대위원장으로 확정 인선했다.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중도 확장을 담당하는 새시대준비위원장으로 영입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을 선대위 '원톱'으로 내세워 힘을 실어주는 한편, 김병준 전 위원장을 중역인 상임선대위원장으로 기용하고 김한길 전 대표에게는 선대위와 별도인 후보 직속 기구를 맡긴 셈이다. 난항을 겪어온 대선 진용의 큰 틀을 '3김(金) 체제'로 구축한 윤 후보는 조만간 세부 인선 작업과 함께 대선 행보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윤 후보는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김한길 전 대표 사무실에서 30여 분 간 독대한 뒤 1차 인선 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은 김종인 전 위원장이, 상임선대위원장은 김병준 전 위원장과 이준석 당 대표가 맡기로 했다"며 "공동선대위원장과 본부장은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또 "김한길 전 대표는 정권교체를 이뤄나가기 위해 청년과 장년층간 일체감, 지역 간 화합을 추진해나가고, 아직 국민의힘과 함께하기를 주저하는 중도, 합리적 진보들과 하는 플랫폼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오른쪽)가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 사무실에서 김 전 대표와 회동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한길 전 대표가 위원장을 맡게 될 새시대준비위원회는 중도 외연 확장을 위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에 따르면, '새시대준비위원회'라는 이름은 김한길 전 대표가 직접 정했다. 윤 후보는 "새시대준비위는 선대위보다는 규모가 작겠지만 많은 분을 모시고 더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야를 넘나들며 정권 창출 경험이 많은 김종인 전 위원장에게 선대위의 방향타를 맡긴 점이 윤 후보가 거둔 최대 수확이다. 김종인 전 위원장이 김병준 전 위원장, 김한길 전 대표와 유기적인 팀웍을 구축할지는 불투명하다. 김 전 위원장은 전날 윤 후보와 한 시간가량 만나 윤 후보의 뜻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김병준, 김한길 전 대표 영입 과정에서 불편한 시각을 내비치기도 했다.

윤 후보는 김한길 전 대표 영입 배경에 대해 "제가 한국 정치사에 대해 잘 알진 못하지만, 국민의힘에 함께 하기를 주저하는 분들을 모시는 데 또 중도적이고 합리적 진보도 포용할 수 있는 분으로 적임자라고 생각해 여러 차례 부탁을 드렸다"고 설명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김한길 전 대표 영입에 부정적이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제가 알기론 서로 다 가까우신 걸로 알고 있다"면서 일축했다.

김한길 전 대표도 "생각을 많이 했다"며 "결론은 정권 교체다. 정권교체야말로 우리 시대의 시대정신이고 저도 새 시대를 여는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국민의힘과 함께 하기는 주저된다고 말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며 "그런 분들과 중도, 합리적 진보인 분들과 함께 어우러져 정권교체에 기여하겠다"면서 "국민의힘도 이제는 중원을 향해 두려움 없이 나가는 몽골기병처럼 진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김병준 전 위원장에 대해서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정책통이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시고 임기 내내 국가의 중요정책을 관여하신 분"이라며 "우리당이 어려울 때도 비대위원장을 맡아서 당과도 호흡하셨던 분이라 김종인 위원장과 함께 정권교체를 추진해나가는데 큰 역할을 하시고 역량이 있는 분이라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윤 후보는 '김종인 위원장과 김병준 위원장과 껄끄럽다는 언론 보도가 있는데 어떻게 설득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두 분 다 훌륭한 분들인데 연배상으로는 김병준 위원장님이 아래고 해서 (김종인 위원장을) 선배로 잘 보필해서 해나가면 되지 않겠나 라고 서로 그렇게 생각하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한편 공동선대위원장 인선 방향에 대해선 "선거를 치르는 데 필요한 정치적·정무적 일을 하는 것과 나라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 그 두 가지가 잘 조화되도록 구성하겠다"며 "당 안팎의 분들을 모실 때마다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중앙선대조직이 지나치게 매머드급이 되면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지방·중앙선대조직을 조화롭게 잘 설계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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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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