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회의가 오는 30일로 연기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는 언론중재법 개정안 처리를 앞두고 대치중인 여야의 수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의원이 모두 모이는 전원위원회를 소집해 명분을 쌓겠다는 전략이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해 개정안의 부당함을 알리겠다는 계획이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6일 정책조정회의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과 관련해 전원위 소집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며 "입법취지를 국민들께 충분히 보고·설명드리고 공개토론과 정부에 대한 질의 답변을 통해 이 법안의 수정할 부분은 좀 수정해서 더 완성도 높은 법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적 관심사인 만큼 처리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극대화해서 법 통과 이후 발생할 파장을 최소화하는데도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한 야당·언론단체의 비판에 대해서 윤 원내대표는 "'언론 재갈법'이라 하는 것이야말로 입법 재갈"이라며 "언론 자유와 취재를 위축시킬 것이란 우려 역시 기우에 불과하다"고 반박하며 개정안 처리 의지를 나타냈다.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 요구가 있었을 때 구성할 수 있는 전원위는 여야 국회의원 전원이 개정안을 놓고 법안을 심사해 수정안을 낼 수 있는 제도다. 2004년 이라크 파병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소집된 것이 마지막이다.
민주당은 전원위에서 여야 토론을 통해 수정안을 만드는 과정을 취함으로서 '여야 합의'라는 모양새와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야당과 당 안팎의 반발을 최소화 하며 개정안 통과의 명분을 쌓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전원위는 출석 의원의 과반이 찬성하면 법안을 의결할 수 있기때문에 사실상 민주당 단독으로도 전원위원회를 열어 법안을 의결할 수 있다.
의석이 적은 국민의힘의 선택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의 요구로 전원위가 소집될 수 있어 개의를 막기도 어렵다. 전원위가 소집되면 야당은 참석해 반대 의견을 내거나, 불참하는 선택지밖에 없다.
이에 국민의힘은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더불어민주당의 강행 처리 저지를 위해 필리버스터를 검토하면서도 실효성을 두고 고민해왔다. 표결을 지연시킬 수는 있지만, 다수 여당의 강행 처리를 저지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주당의 강행을 방관하면 무기력한 야당에 대한 비판론이 제기될 수 있는 만큼, 여론전의 일환으로 개정안의 부당성을 필리버스터를 통해 알리는 쪽으로 기울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의 통과를 최대한 저지하기 위해 무제한 토론을 요구할 것"이라며 "언론재갈법은 절대 다수의 언론인, 시민단체, 국제사회가 반대하고 있는 악법 중 악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고 언론을 통제, 검열해 국민의 알 권리를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법안"며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 위헌심판 청구 헌법소원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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