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도와준 아프간 사람들, 난민 아닌 '특별 공로자'

최종문 외교부 차관 "신변 안전 문제 호소, 국내 수용 방침 결정"

정부가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에 조력했던 이들의 입국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은 '난민'이 아닌 '특별 공로자' 신분으로 한국에 머무를 예정이다.

25일 최종문 외교부 2차관은 "정부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우리 정부 활동을 지원해 온 현지인 직원 그리고 배우자, 미성년 자녀, 부모 등 380여 명의 국내이송을 추진해왔다"며 "이들은 난민이 아니라 특별공로자로서 국내에 들어오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 2차관은 "이들은 현재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에 진입 중에 있으며, 우리 군수송기를 이용해 내일 중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들의 입국과 관련해 "(조력자들은) 수년 간 주아프가니스탄 한국 대사관, KOICA(한국국제협력단), 바그람 한국병원, 바그람 한국직업훈련원, 차리카 한국 지방재건팀에서 근무한 바 있다"며 "아프가니스탄 상황이 악화되면서 주아프가니스탄 우리 대사관에 신변안전 문제를 호소하며 한국행 지원을 요청하여 왔다"고 설명했다.

최 2차관은 "정부는 우리와 함께 일한 동료들이 처한 심각한 상황에 대한 도의적 책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의 책임, 인권 선진국으로서의 국제적 위상 그리고 유사한 입장에 처한 아프간인들을 다른 나라들도 대거 국내 이송한다는 점 등을 감안하여 8월 이들의 국내 수용 방침을 결정했다"고 이송 작전의 배경을 밝혔다.

▲ 최종문 외교부 2차관이 25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브리핑실에서 아프간 현지인 조력자 국내 이송 관련한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송 작전 경과에 대해 최 차관은 당초 외국 민간 전세기를 활용하여 이송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지난 15일부터 카불 상황이 악화되면서 민간 전세기 취항이 불가능해졌고, 이에 군 수송기 3대 투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후 22일 카타르로 철수했던 주아프가니스탄 대사관 직원 등의 선발대는 카불 공항에 다시 들어가 미국 등 현지 우방국 관계자와 협의하면서 조력자들의 집결 및 카불 공항 진입을 준비했다.

이와 함께 이들을 태울 군 수송기는 23일 중간 기착지인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했으며 24일부터 카불과 이슬라마바드를 왕복하면서 아프간인들을 이송했다고 최 차관은 전했다.

최 차관은 "아프간인 직원 및 가족들은 공항 도착 즉시 방역절차를 거쳐 보안과 방역 측면에서 적합한 임시숙소,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임시숙소로 이동할 예정"이라며 이후 국내 정착과 관련한 사항은 법무부에서 맡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외교부 장관은 그간 국회, 종교계 주요 인사들에 대해 아프간 이송 방침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였다"며 이들의 정착을 위한 사회적 협조를 구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입국한 아프간인들은 충북 진천에 있는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머물 예정이다. 이날 송기섭 진천군수는 기자들과 만나 이같은 사실을 전하는 한편, 충북혁신도시출장소에서 주민간담회를 열고 주민들의 뜻이 모아지면 정부에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지 주민들이 아프간인 수용에 따른 △코로나 19 확산 △혁신도시 이미지 실추 △지역경제 침체 등을 우려하는 여론이 있다면서 이를 중앙정부에 분명히 전달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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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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