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인 이낙연 전 대표가 4일 경기도 성남에 있는 서울공항 부지에 '스마트 신도시'를 세우겠다는 부동산 공약을 내놨다. 전날 이재명 경기지사가 기본주택 100만 호를 포함해 임기 내 주택 250만 호를 공급하겠다고 공약한 데 대한 '맞불' 성격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주택 공급 정책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공항을 이전하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젊은 스마트 신도시로 재탄생 시키겠다"며 "강남-송파-판교의 업무 중심 벨트와 위례 신도시-성남 구도심 주거벨트의 두 축이 연결된 약 10만 명 수준의 스마트 신도시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공항은 주택 약 3만 호를 공급할 수 있는 면적이고, 서울공항의 이전으로 고도 제한이 풀리면 인근 지역에 추가로 약 4만 호를 공급할 수 있다"면서 "다만 그린벨트는 철저히 보호하고 투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개발이익환수율을 50%까지 높여 공공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서울공항은 활주로 2개를 포함해 230만 제곱미터 규모로 군사 목적 외에 대통령 해외 방문이나 귀빈 방한 때 사용된다. 강남과 인접한 서울공항이 서울의 집값을 잡는 부동산 공급 후보지로서 갖는 의미를 강조하지만, 전국적인 문제로 대두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부동산 공약으로서 확장성이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국방부가 수도방위 태세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이유로 서울공항 부지 개발에 대해 반대하는 점도 난점이다.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 이명박 정부에서도 서울공항 이전 얘기가 나왔으나, 국방부의 반대 대체 부지 논란 등으로 무산된 바 있다.
이 전 대표는 "1970년의 안보 상황과 대응 방식은 이미 크게 변했다"며 "대통령 및 외국 국빈 전용기 이착륙과 재난 시 구호물자 투하 등의 기능을 김포공항으로 이전하고 미군 비행대대는 오산 평택 기지로, 수도권의 항공 방위 기능은 다른 기지로 옮겨 안보상의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의 부동산 공약 발표는 전날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기본주택을 공약하며 '기본 시리즈'를 이어간 데 대한 맞대응으로 풀이된다. 이 지사는 문재인 정부가 2·4 공급대책 등을 통해 2025년까지 공급하기로 한 205만 호에 더해 차기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2027년 5월까지 최소 45만 호를 추가로 더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현재의 장기 공공임대주택은 좁은 면적과 나쁜 위치, 열악한 주거조건으로 기피 대상"이라며 자신이 공약한 '기본주택'은 무주택자라면 누구나 건설원가 수준의 임대료로 역세권 등 좋은 위치의 고품질 주택에서 30년 이상 살 수 있도록 공급한다는 개념의 공공주택이라고 했다.
이 지사는 또 "망국적 부동산투기를 막으려면 토지거래세를 줄이고, 0.17%에 불과한 실효 보유세를 1% 선까지 늘려야 한다"며 '국토보유세'의 조세 저항을 줄이기 위해 세수 전액을 국민에게 기본소득으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의 기본주택 공약에 야권의 대선 주자들은 "임대 주택 이름을 바꿔치기해 기본주택으로 팔아먹다니. 국민을 원숭이 취급하고 있다"(원희룡 전 제주지사), "저런 유토피아는 공산주의 국가에서도 돈이 없어서 못해낸 일"(유승민 전 의원)이라며 실현가능성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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