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들 사이의 네거티브 공방이 위험수위를 넘어서자 당 지도부가 경고 메시지를 내고 자제를 당부했다. 그러나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찬반론까지 소환된 공방전의 배경이 해묵은 계파 갈등에 뿌리를 두고 있어 쉽게 진화될지는 미지수다.
송영길 대표는 23일 "모두가 원팀이란 생각으로, 자신이 민주당 후보가 되면 나머지 다섯 분의 후보가 본선을 도와줄 동지라고 염두하고 논쟁·비판할 때 금도가 지켜져야 한다"며 비난전 자제를 촉구했다. 송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네거티브 때문에 당원과 국민으로부터 염려를 받는데, 과거에 대한 논쟁이 아니라 대선은 미래로 가기 위한 선택이 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송 대표는 "우리 당 후보가 되는 게 아닌 대통령 당선이 목표라 한다면 그런 자세를 가지고 근거있는 논쟁,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하면서 정책적 질의와 상호 공방이 벌어지도록 수준 높은 경선이 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며 "당에서도 선관위에서 후보들을 모시고 협정을 체결하고 보다 정책적이고 미래 경쟁이 될 수 있도록 유도해가겠다"고 거듭 '원팀 기조'를 강조했다.
그러나 '굳히기'와 '뒤집기' 각축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사이의 갈등은 갈수록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 전 대표측이 경기도 공직유관단체 간부 진모 씨의 '이재명 SNS 봉사팀' 사건을 '도정 농단'으로 규정하며 공세에 불을 지피자, 이 지사 측은 17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이 전 대표의 가담 책임론을 제기하며 반격했다. 여기에 이 지사가 형수와 욕설을 하며 설전을 벌이는 녹음본 가운데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새로운 파일까지 등장하며 두 후보간 '사생결단' 식의 난타전이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지사는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노 전 대통령 탄핵 사태를 언급하며 이 전 대표를 향한 공세에 직접 나섰다. 그는 "본인(이낙연 전 대표)이 노무현 정부에 대해 얼마나 비판적 발언을 많이 했나. 당시 사진을 보면 탄핵을 관철하기 위해 몸싸움, 행동조에도 투입됐다. 본회의장을 자기가 막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보기에는 찬성표를 던진 거다. 본인도 그렇게 행동과 말로 강력하게 주장했는데, 세월이 지난 다음에 '나는 반대했다' 그런 태도는 좀 국민에 대한 존중이 결여된 것 아니냐. 너무 불투명하다"고 했다.
반면 이 지사를 향해선 2018년 민주당 경기도지사 경선 당시 불거졌던 '혜경궁 김씨' 논란까지 재소환됐다. 법적 공방은 검찰의 불기소 처리로 일단락됐지만, 강성 친문 지지자들은 노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을 거세게 비난한 트위터 계정의 소유주가 이 지사의 아내라고 의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22일 유튜브 채널 '김용민TV'에 출연해 "마녀사냥"이라고 반박하며 "적대진영이 아니라 우리 내부에서 네거티브 공세가 더 심한 측면도 있다"면서 "자괴감이 느껴지고 처참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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