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저는 무능한 개혁과 내로남불을 극복하고, 유능한 개혁과 언행일치의 민주당을 만들겠다는 슬로건으로 당대표에 취임했다"며 "조국의 시간을 국민의 시간으로 전환시켰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지난 4.7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은 참패했다. 집값 상승과 조세부담 증가, 정부와 여당 인사의 부동산 관련 내로남불에 대한 심판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송 대표는 "민주당의 당심과 민심이 괴리된 결정적 이유는 당내 민주주의와 소통의 부족 때문이었다"며 "특정 세력에 주눅 들거나 자기검열에 빠지는 순간, 민주당은 민심과 유리되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대변하는 것"이라며 "당내 민주주의를 강화하여 자유롭게 자기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앞서 국민권익위원회 조사 결과에 따라 12명의 의원들을 자진탈당 및 출당 조치한 것과 관련해 "내로남불 민주당을 변화시키기 위해 지도부는 가슴 아프지만 불가피한 선택을 해야 했다"며 "무죄추정의 원칙을 넘어 12명 국회의원의 탈당을 요구하는 정당 사상 초유의 결단을 내렸다"고 자평했다. 이어 "수사기관의 조사도 없었고 혐의가 있어 기소가 된 것도 아니었다"며 "국민권익위의 조사 결과만으로 당사자들에게 소명할 기회도 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민권익위원회에 부동산 전수조사를 의뢰한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5당을 향해 "진정성 있는 후속조치를 취해주시기 바란다"며 "국회의원이 먼저 부동산 투기의혹 검증을 받아야 LH 직원 등 다른 공직자와 지방의원들의 부동산 투기를 엄단하고 감시 감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여야는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합리화하는 정치가 아니라, 서로 자기반성과 개혁을 통해 국민을 받들고 봉사하는 정치를 만들어 가기를 기대한다"며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는 중단되었던 여야정 상설협의체 참여 의사를 표시했다. 새로운 변화의 시작이다. 환영한다"고 밝혔다.
"집값 천정부지…공급폭탄에 가까운 공급정책 추진하겠다"
송 대표는 부동산 문제에 대해 "집값이 천정부지로 올랐다"며 "세금을 때려도 집값이 잘 잡히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이어 "정부와 민주당은 추가 부지를 발굴하여 공급폭탄에 가까운 과감한 공급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부동산 문제 해법으로 '누구나 집' 프로젝트를 강조했다. 송 대표가 오랫동안 추진해온 '누구나 집'은 집값의 6~16%를 내고 10년 장기 거주 뒤 입주 시 집값으로 분양받을 수 있는 주택을 말한다.
그는 "집값 폭등으로 서민들의 희망이 꺾이고 있다. 내 집 마련보다 집값 폭등으로 덩달아 오른 보증금, 월세에 청년세대의 좌절이 심각하다"며 "이 잘못된 구조를 해결하려는 것이 '누구나집'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그는 "집값의 6%를 마련하면 일반 분양아파트와 동일한 수준의 집에서 살 수 있다"며 "3억 원짜리 아파트라면 1800만 원 현금을 준비하면 자기 집처럼 살고 매년 집값 상승분을 대가 없이 나누어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죽어라 일해서 번 돈의 30%, 40%를 주거비로 내는 삶이 아니라 집값 상승분을 배당받으며 희망을 키워가는 청년기본소득시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특히 2030청년층을 향해 "민주당은 여러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못했다. 공감은 물론 대변하는 것도 부족했다"며 "여러분이 생각하는 공정과 정의의 가치 기준에 부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평택항 컨테이너 하역장에서 사망한 고(故) 이선호 씨와, 군대 내 성추행 범죄와 사건 은폐 압박으로 목숨을 끊은 공군 이 중사를 언급하며 "청년의 삶을 짓누르는 잘못된 구조를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벼랑 끝에 내몰린 청년들의 삶을 지켜내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모든 문제의 근원인 집 문제 해결, '누구나집'으로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청년 문제를 총괄하는 청년특임장관 신설을 제안했다. 그는 "파편적이고 단기적인 청년정책이 아닌 장기적이고 종합정인 대책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청년장관직은 청년들의 주거, 일자리, 교육 등에 대한 종합적인 지원은 물론, 청년들이 정부와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 성과를 강조하면서 향후 합리적 개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일부 강경파가 주장하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등의 주장과는 거리를 뒀다.
그는 "경찰의 수사와 공수처 검사의 영장청구를 통해 검사를 포함한 모든 고위공직자 비리를 기소할 수 있게 됐다"며 "혁명적인 변화가 시작된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또,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사의 구시대적 수사지휘권은 폐지됐다"며 "민주적 견제와 균형, 인권수사, 과학수사 발전의 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1단계 검찰개혁이 잘 뿌리내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종국적으로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겠다. 당정협의 및 여야협의를 통해 국민적 공감대를 넓혀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추경 계획에 대해서는 "당과 정부는 소상공인 피해 추가지원,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신용카드 캐시백 등 '3종 패키지'를 중심으로 추경을 편성하겠다"며 "전 국민 재난지원금은 백신 접종 현황 등을 모니터링 하면서 여름휴가 전 지급과 추석 전 지급을 놓고 당정이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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