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상황에선 새로운 해법이 필요하다

[기고] 이재명 지사가 현 국면을 넘어서기 위해선

새로이 조성되고 있는 지금의 국면은 그야말로 엄중하다. ‘이준석 현상’은 이제 ‘현실 정치’로 전환되고, 그래서 정치권에 거대한 매머드급 태풍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리하여 여론조사 지지율도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더블 스코어로 압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예를 들어, 권익위 조사를 받게 된 국민의힘 부동산투기 조사 결과, 투기의혹 의원이 쏟아져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국민들의 지지가 민주당으로 돌아올 가능성은 전혀 없다. 왜냐하면 국민들은 원래부터 국민의힘에 대해 그런 사람들이라고 간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국민들이 분노하고 심판하려 하는 것은 결단코 민주당이지 절대 국민의힘이 아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더 이상 상대당 국민의힘으로 인한 반사이익을 전혀 기대할 수 없다는 엄연한 사실을 명백하게 인식해야 한다. 순전히 민주당 스스로의 힘으로써만 대중들의 지지를 획득해야 하는 상황이다.

‘기본소득 카드’로 현 국면 넘어서기 어렵다

이재명 지사가 그간 일관성 있게 주창해온 ‘기본소득론’은 그간 적지 않은 효과를 거두었다. 다른 정치인과 차별화되는 시각과 탁월한 정책 능력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제까지 충분한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필자는 이제 기본소득론을 넘어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본소득 카드’로 현 국면에서 국민들에게 더 이상 확장력을 지닐 수 없다. 오히려 기본소득론에 대한 ‘피로감’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된다.

한 마디로, 현재 이재명 지사의 행보에는 일종의 ‘정체 현상’과 ‘답답함’이 묻어난다. 만약 여권 1위 주자에 안주하고 여권 경선 승리에만 목표가 있다면, 지금의 방식과 행보를 계속 유지해도 무방할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지금의 방식과 행보로는 새롭게 조성된 국면을 돌파하여 ‘이준석 현상’을 넘어 대선 승리를 결코 담보해낼 수 없다는 점이다.

새로운 행보를 보여야 하고, ‘파괴력 있는’ 카드를 던져야 한다. 특히 현 난국을 초래한 핵심적 요인이었던 부동산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 제시는 반드시 필요하다. 부동산 해법 없이, 미래는 없다. 이를테면, ‘용산공원에 대규모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과 같은 카드를 던져야 한다.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주장과 구호가 아니라 ‘정밀하고도 현실적인 검토’를 거쳐 지금 실의에 빠져 좌절하고 있는 서민 대중과 2030 세대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그럼으로써 이들도 우리 사회에서 삶의 희망을 가지고 살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이재명 지사는 한국 사회에서 찾아보기 힘든 정치인이다. 하지만 지금의 행보만으로는 부족하다. 그 만큼 현재의 국면이 미증유의 절체절명 상황이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새로운 상황은 새로운 해법이 요구된다. 더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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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준섭

1970년대말부터 90년대 중반까지 학생운동과 민주화 운동에 몸담았으며, 1998년 중국 상하이 푸단(復旦)대학으로 유학을 떠나 2004년 국제관계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회도서관 조사관으로 일했다. <변이 국회의원의 탄생>(2019), <광주백서>(2018), <대한민국 민주주의처방전>(2015) , <사마천 사기 56>(2016), <논어>(2018), <도덕경>(2019)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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