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우상호·윤미향 등 부동산 의혹 12명 전원 '탈당 권유'

"선당후사 입장에서 수용해야…의혹 해소하고 돌아오라"

더불어민주당이 '부동산 불법 거래' 의혹을 받는 소속 의원 12명의 명단을 공개하고 자진 탈당을 권유하기로 8일 결정했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모든 당대표 후보들이 이 문제에 엄정하게 대응할 것을 함께 공약했다"며 "이날 최고위원회 논의를 거쳐 12명 대상 전원에게 탈당을 권유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권익위는 전날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과 그 가족 총 816명에 대해 지난 7년간 부동산 거래를 전수조사한 결과를 발표하고 법 위반 소지가 있는 12명(16건)을 합동특별수사본부에 송부했다.

탈당 권유를 받은 의원은 △부동산 명의신탁 의혹 소지 의원(김주영, 김회재, 문진석, 윤미향) △업무상 비밀이용의혹 소지(김한정, 서영석, 임종성) △농지법 위반 의혹 소지(양이원영, 오영훈, 윤재갑, 김수흥, 우상호) 등이다.

'탈당 권유' 조치는 출당까지 공언했던 당 지도부의 방침을 주워담기도, 사법적 판단이 이뤄지지 않은 의혹으로 동료 의원들을 징계하는 것도 부담이 큰 탓에 민주당 지도부가 선택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탈당 시 의원 자격을 상실하는 비례대표 의원인 윤미향, 양이원영 의원에게는 탈당 대신 출당을 권유키로 했다. 비례대표의 경우 탈당으로는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지만 출당의 경우 무소속으로 일할 수 있다.

고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변화하지 않으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동료의원들의 억울한 항변이 눈에 선하지만 선당후사의 입장에서 수용해줄 것을 당 지도부는 요청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송영길 당대표는 어제 명단을 받고 잠을 이루지 못하며 깊은 고민을 했다. 민주당이 변화하지 않으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며 "무죄추정의 원칙상 과도한 선제 조치이지만 국민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집권당 의원이라는 신분을 벗고, 무소속 의원으로서 공정하게 수사에 임하여 의혹을 깨끗이 해소하기를 기대한다"고 거듭 밝혔다.

그는 "수사기관의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통상적 절차지만, 부동산투기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너무 크고, 정치인들의 내로남불에 비판적인 국민 여론이 높은 것이 현실"이라며 "우리당이 왜 의원 모두의 동의를 받아 전수조사에 임했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어 "동료의원들께서 하루속히 의혹을 해소하고 민주당으로 돌아오기를 문 열어놓고 기다리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 수석대변인은 "수사를 받고 무혐의가 되면 당연히 당으로 돌아올 자격이 된다. 당도 문을 열고 기다려야 한다는 게 당의 입장"이라며 "당이 결단을 내렸으니 의원들께서 선당후사 정신으로 해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또 "제 식구 감싸기로 비칠 수 있는 점을 감안해서 소명을 듣지 않고 결정했다. 그만큼 지도부가 이 문제 대해 강한 의지로 대처했다"고 부연했다.

탈당 권유를 받은 의원들은 즉각 반발했다. 농지법 위반 의혹을 받고 있는 우상호 의원은 발표 직후 입장문을 내고 "농지법 위반으로 판단한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어머니의 묘지를 쓰기 위해 해당 농지를 급하게 구입하게 된 과정과 이후 계속해서 농사를 짓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농지법 위반 의혹 소지라는 판단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부동산 명의신탁 의혹을 받는 윤미향 의원과 업무상 비밀이용 의혹을 받는 김한정 의원도 긴급 입장문을 내고, 기자회견을 예고하는 등 의혹에 대해 적극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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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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