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국민의 힘 포항남울릉지역구,누구를 위한 정치판인가? 이대론 안된다"

지역 시민단체 “국민의 짐에서 진정한 국민의힘으로 돌아와야...”

“쇄신하고 바꾸겠습니다.” 국민은 여태 이 얘기를 신물이 나도록 들어왔다. 뭔가를 바로 잡겠다는 데야 굳이 나무랄 일은 없다.

그런데 뭐가 잘못인지, 뭘 어떻게 고치겠다는 건지를 알 길이 없다. 정치인들의 가식을 섞어 만든 석고대죄가 어제 오늘의 일인가 말이다. 그래서인지 그런 공약空約에 쓴웃음만 나올 뿐이다. 거짓 정치에 속아주는 국민의 인내도 임계점을 지난 지 오래다.

정치가 도대체 뭘까? 사람마다 정의는 다르지만 결국 모든 정치는 하나로 수렴된다. 정치는 민民이다. 정치의 주체도 중심도 모두 민이어야 한다.

그러나 가슴 아프게도 현실은 정반대다. 국민의 일꾼이 주인행세를 하고 스스로를 세상의 중심에 위치시킨다. 속보이는 죄를 짓고도 떳떳하다고 강변하고, 불법행위를 당의 탓으로 돌리기에 여념이 없다.

그 뿐인가. 부끄러운 일을 저질러놓고도 위법이 아니면 괜찮다고 위안 삼는다. 뻔뻔하기 그지없다.

오주호 기자

지금 포항의 정치 상황이 그렇다. 어떤 이는 지역정치의 리더십 부재를 지적한다. 한마디로 무주공산이란 얘기다. 거목이 사라지고 난 뒤 바르게 잘 자랄 줄 알았던 초목이 제 역할을 못하는 걸 빗대는 말이기도 하다.

다른 지역은 금배지의 도움으로 일을 따는데, 포항은 되는 일이 없다는 하소연도 들려온다. 자신에게 닥친 일도 한 짐이고 중앙정치에서의 입지조차 두텁지 않으니 지역 일이 귀에 들어올리 만무하다.

남구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손무가 썼듯이 사생지지死生之地요 존망지도存亡之道니. 어쩌다 우리 포항이 이렇게 됐나 싶다. 여성 정치인을 만들고 젊음으로 세대교체까지 했는데도. 그런 포항을 두고 여의도 정가에는 민망한 조롱이 떠돈다고 한다.

시민이 무슨 잘못을 했다는 말인가. 그저 당의 후보를 당선시킨 죄밖에 더 있는가 말이다. 그렇게 오랜 세월 당을 지켜주었건만 안하무인도 이런 안하무인이 없다.

필자가 이런 얘기를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최근 남구 당협위원장 자리를 두고 이야기도 많고 언론보도도 있었다. 최종 법원판결이 나온 건 아니지만 당선무효가 대세다. 그 탓에 현재 비어있는 자리를 두고 여러 사람이 오르내린다. 그들 중에 시민이 원하는 사람, 지역에 꼭 필요한 인재는 눈에 띄지 않는다.

서글프기만 하다. 타 지역의 다선의 무게감도 좋고 전직 당대표도 좋고, 지역선거 출마경력도 좋다. 다만 그것이 포항의 미래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꼰대정치라는게 문제다.

신관의 세대교체가 실패했으니 구관이 적임자라는 발상이 아니겠는가. 아무리 돌려막더라도 이런 식은 안 된다. 지역을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출마 명분을 찾아 떠돌아 다니는 구태에 찌든 발상을 한단 말인가. 만약 당이 이런 생각을 한다면 당장 그만두기를 바란다.

작금의 지역 상황의 원인은 다른 곳에 있다. 정치구호만 무성했지 터주대감격인 정당의 쇄신과 바꿈이 전혀 없었던 탓이다. 그저 젊은 사람으로 바꾼다고 새 정치가 열리지는 않는다.

동서고금에 그런 사례는 없다. 처음엔 새 정치에 대한 생각과 철학, 의지와 신념을 갖춘 후보인 줄 알았다. 그런데 당에 대한 믿음으로 뽑고 나니 옛날보다 더 못한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그 덕에 포항은 온갖 수모를 견디고 있다. 그런데도 당사자는 물론 당 조차 진정어린 사과 한마디 없다. 의사를 타진하는 회전문 정치꾼들의 이력서를 받아놓고 재고 있을 게 뻔하다. 그러니 지역 상황에 맞는 결정을 할 리가 있겠는가. 계파 줄 세우기라도 하지 않으면 다행이다.

지역 당협위원장 자리의 선택권은 시민에게 있다. 그러니 당의 의사결정은 시민의 뜻을 제대로 반영해 이루어져야 한다. 이게 가능하려면 당에만 맡겨 둘 일이 아니라 시민이 먼저 정신을 차리고 과거의 잔상과 환영을 모두 깨버리고 의식을 바꾸어야 한다.

권력에 기대어 사익을 도모하려 하거나, 당연한 듯 묻지 마 지지를 보낸다면 지역정치의 쇄신과 개혁은 일어나지 못한다. 그러면 포항정치의 밝은 미래는 없다.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사정에 짐만 보탤 뿐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우리는 후세대에 부끄럽지 않은 포항을 물려줄 의무가 있다. 또 새 정치의 기반을 다져야 할 책임도 있다. 이제 그 의무와 책임을 떠넘기지 말고 스스로 짊어질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 그것만이 고약한 정치에서 벗어나 새로운 정치로 가는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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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호

대구경북취재본부 오주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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