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법사위원장 박광온 추천…야당 "국민들의 매 쌓여갈 것"

'강경 친문' 정청래 피해 야당 달래기, 본회의서 표결

더불어민주당이 29일 새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에 박광온 의원(3선·경기 수원정)을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전임 법사위원장이었던 윤호중 의원이 당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출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그러나 법사위원장 자리를 야당에 양보할 수 없다는 지난해 원구성 방침을 고수한 결정이어서 국민의힘의 반발이 불가피해졌다.

한준호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4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법사위원장을 추천한다"며 "선수, 나이를 고려한다는 당 관례에 따라 박광온 의원에게 제안, 박 의원이 수락해 추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후임 법사위원장을 맡아달라고 박 의원에게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선 횟수, 나이 등을 고려해 상임위원장을 정해 온 관례에 따라 박 의원을 비롯해 우상호·정청래 의원 등이 물망에 올랐다.

한 원내대변인은 "박 의원은 지난해 6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에 선출됐지만, 당 사무총장에 임명되면서 과방위원장직을 두 달여밖에 수행하지 못했다"며 "우리 당 관례는 상임위원장 임기 2년을 다 채우지 못하면 다시 추천하고 있어 이러한 관례 기준에 따라 다시 추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강성 친문'이던 3선의 정청래 의원이 유력한 법사위원장 후보로 거론됐으나 여야 관계를 고려해 '온건 친문'으로 분류되는 박 의원을 최종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원내대변인은 "윤호중 원내대표가 아마 (정 의원에게) 전화해 정중하게 양해 말씀을 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가 박 의원을 법사위원장으로 추천하기로 함에 따라 민주당은 이날 오후 열릴 국회 본회의에서 법사위원장직 선출 표결에 나설 방침이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다음날 원내대표를 새로 선출하기 때문에 법사위원장 직은 새 원내대표가 논의할 수 있도록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표결에 난항이 예상된다.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174석을 갖고 있다고 일방적으로 법사위원장을 야당과 협의 없이 함부로 뽑는다면 국민들의 매는 점점 더 쌓여갈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 재보선에서 민심이 민주당을 떠난 이유를 아직도 잘 모르는 것 같다"며 "어제 국회의장께 합의되지 않은 의사일정을 강행하는 건 결코 있어선 안 된다고 강하게 항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박병석 국회의장은 이날 여야 원내대표를 순차적으로 불러 내달 7일을 협상 시한으로 제시했다. 한민수 국회 공보수석은 "박 의장이 윤 원내대표와 주 원내대표를 각각 만나서 양당의 입장을 청취하고 의사 일정과 관련해 의견을 나눴다"며 "이를 토대로 박 의장은 국회 운영위원장과 법사위원장을 5월 첫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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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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