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초선의원 모임, 쇄신 요구에 '알맹이'가 빠졌다

'조국 사태', '부동산 후퇴' 외면…초선 내부 이견 탓?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당 지도부에 전하는 쇄신안을 22일 발표했다. 민주당 초선 의원들의 모임인 '더민초'는 "공정 사회를 향한 열망을 담지 못했고 민생과 개혁 과제를 유능하게 풀지 못했다"며 "우리 안의 잘못과 허물에 엄격하지 못했다"고 했다.

특히 재보선 원인이 된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들의 성비위 사건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고 국민과 피해자에 사죄한다"며 "당 지도부에 국민과 피해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했다.

이날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은 윤호중 원내대표가 방명록에 "선열들이시여! 국민들이시여! 피해자님이시여!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고 기록한 대목은 이들의 요구를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더민초는 "일정 의미가 있다"라면서도 "국민과 피해자가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의 진정성 있는 사과는 별도로 마련됐으면 한다"고 추가 사과를 요구했다.

초선의원들의 거듭된 입장 표명은 5월 전당대회를 통해 들어설 새 지도부에 '반성과 쇄신'을 당부하려는 목적이지만, '조국 사태'와 검찰 개혁 등 민감한 내용은 이번 쇄신안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초선 내부에서도 이견이 분분한 내용을 걸러낸 결과다.

모임 간사인 고영인 의원은 "'조국 문제'는 2030 의원들이 의견을 표출한 바 있고, 전반적인 반성과 평가 속에 (의원들이) 의견을 달리 하면서도 표현하신 분들은 한 것"이라며 "짧은 시간 안에 의견을 하나로 모으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이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 지도부에 요구하는 쇄신안을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은 성추행 피해자에 대한 당 지도부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하면서도, 재보선에 후보를 내기 위해 단행했던 당헌·당규에 대한 재개정은 요구하지 않았다.

고 의원은 "보선의 요인을 유발시킨 경우 후보자를 안 낸다는 기존 당헌·당규는 당시 우리가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는 걸 반성했다"면서도 "그것이 곧바로 옛날로 꼭 돌아가야 한다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초선 의원 중에) 원래부터 그걸 만들지 말았어야 했는데 왜 지키지 못한 약속을 만들었냐는 입장도 있고, 원래 만들었으니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며 "당 차원에서 고민해야할 문제"라고 내부 이견을 전했다.

또한 이들은 윤호중 원내대표를 비롯해 5.2 전당대회에 출마한 당 대표 후보들이 4.7 재보선 패배 원인으로 부동산 문제를 지목하며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후퇴로 선회한 점에 대해 "급하게 반성한다고 보유세 완화와 부동산세 조정 (등을 검토하는 것은) 좀 성급한 면도 있다"고 제동을 걸면서도 쇄신 요구안에 명시적으로 담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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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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