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상한제' 주도한 박주민, 임대차법 통과 전 '임대료 9% 인상'

"죄송하다" 사과에도 거세지는 '내로남불'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지난해 임대차 3법 통과를 한 달 가량 앞두고 자신이 보유 중인 아파트 월세를 9%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박 의원은 21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전·월세 5% 상한제가 포함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한 당사자여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등에 따르면, 박 의원은 지난해 7월 초 서울 신당동에 있는 본인 명의의 아파트를 보증금 1억 원, 월세 185만 원에 신규 계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종전 임대료는 보증금 3억 원에 월세 100만 원으로, 당시 4%이던 전·월세 전환율로 환산하면 임대료를 9%가량 올린 셈이다.

박 의원은 지난해 7월 30일 임대차 3법이 단독으로 통과된 직후 한 라디오 출연해 "법이 시행되기 전에 전·월세 가격이 많이 오를 것이라고 걱정하는 분들이 많았다. 초기에는 혼란이 있을지 몰라도 중장기적으로는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박 의원은 자신은 임대료를 올리면서도 시장 안정화를 언급한 것이다.

박 의원은 신규 계약을 맺은 것이어서 국회를 통과한 '임대차 3법'에 담긴 전·월세 상한제의 적용 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그동안 세입자 보호장치를 두텁게 해야한다며 전·월세 상한제를 주장했던 박 의원의 입장과 배치되는 행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임대차 3법 통과를 앞두고 전세가를 14% 넘게 올린 사례와 유사해 여권을 향한 '내로남불' 비판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김은혜 국민의힘 중앙선대위원회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세입자 고충을 덜어줘야 한다고 임대차법을 발의한 박주민 의원이 정작 자신의 세입자에겐 임대료를 대폭 인상해 받아냈다"며 "청렴한 척, 깨끗한 척, 세상에 있는 정의는 모두 끌어 모으는 척 하다가 뒤로는 잇속을 챙긴 '청담동 김실장'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자신이 국민에게 그은 상한선은 5%, 자신의 세입자에겐 9%"라며 "김상조 전 실장은 짐을 싸고 청와대를 떠나기라도 했다. 박 의원은 어떤 방법으로 국민에게 속죄할 텐가. 1일 1내로남불, 당혹스럽다"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박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신규계약이기에 주임법상 전·월세 전환율 적용을 받지 않아 시세가 기준이 될 수밖에 없었다"며 "부동산중개업소 사장님이 시세보다 많이 싸게 계약하신다고 했고 저도 지금까지 그렇게 알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문의를 받고 살펴보니 시세보다 월 20만원 정도만 낮게 계약이 체결된 사실을 알게 됐다"며 "주거 안정 등을 주장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보다 꼼꼼하게 챙기지 못해 시세보다 크게 낮은 가격으로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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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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