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딜레마' 빠진 여권, 책임 확인되자 '사퇴론' 탄력

정세균 "어떤 조치 필요할지 심사숙고", 이낙연 "책임있게 처신할 분"

LH 전·현직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이 일파만파 퍼져가는 가운데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책임론이 여권 내에서 확산되고 있다. 11일 정부 합동조사단의 1차 조사 발표에 따르면, 투기 의혹이 확인된 LH 직원 20명 중 11명이 변 장관이 LH 사장으로 재임하던 시절에 부동산 거래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를 발표한 정세균 국무총리는 "변창흠 장관은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며 "국민 걱정과 심정을 잘 안다. 그래서 어떠한 조치가 필요할지에 대해서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각을 관할하는 총리가 변 장관의 책임을 부인하지 않으며 경질 조치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친 것이다.

정 총리는 특히 "20건의 투기 의심자를 확인했다"며 "20명은 모두 LH 직원들이며, 그 가운데 11건이 변 장관이 LH 사장으로 재임하던 시절에 일어났다"고 밝혔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변 장관이 자리에 연연하는 분이 아니라고 굳게 믿는다"며 "어느 경우에도 책임있게 처신할 분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정부의 1차 조사 결과 발표 전까지 '변창흠 경질론'에 선을 그었던 기류와는 달라진 태도다.

2.4 부동산 대책의 안정화를 명목으로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민주당 지도부는 변 장관 사퇴론에 거리를 두어왔다.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국토부 장관을 경질할 경우, 선거에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판단도 깔렸다. 그러나 정부 차원의 자체 조사에서도 변 장관의 LH 사장 재임 시절에 투기 의혹이 확인된 이상, '변창흠 감싸기'가 오히려 부담스러워진 눈치다.

김종민 최고위원도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장관이 책임져야 될 일이라면 회피할 수는 없다. 장관이나 LH 사장으로 있을 때 지휘 책임이나 문제가 있었다면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취임한 지 3개월도 안 된 국토부 장관을 경질할 경우, 인사 실패를 부인할 수 없는 문 대통령의 남은 1년 국정운영이 난기류에 휘말리게 된다는 점이 여권의 고민이다. 정부의 1차 조사 결과 발표를 분수령으로 삼았던 여권으로선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주 초까지는 '변창흠 딜레마'에 관한 결론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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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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