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4.7 부산시장 재보궐선거에 출마할 후보자 선정을 마무리하면서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박형준 동아대 교수가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건으로 만들어진 이번 보궐선거에서 가덕도신공항 건설,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 등 굵직한 지역 현안을 두고 두 후보자가 벌일 경쟁에서 최종 승자에 대한 향배가 주목된다.
집권여당 전폭적인 지원 사격받는 김영춘
민주당은 지난 6일 김영춘·박인영·변성완 후보에 대한 경선을 진행한 결과 김 후보가 67.74%(당원 66.23%, 일반시민 76.14% 합계)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으면서 최종 후보자로 선정됐다.
과반 이상 득표를 얻지 못하면 결선투표까지 진행될 수 있었지만 당원과 시민들의 선택은 김 후보에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수락 연설을 통해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건에 대한 사죄를 시작으로 "민주당에게 불리한 선거라고 저를 말리는 분들이 많았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말똑만 박아도 당선되는 선거를 한다면 추락하는 부산이 더 깊은 절망으로 빠져들 것이 너무나 명확한데 모른 척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1년 준비한 국민의힘 후보를 한 달 준비한 김영춘이 맹렬하게 추격하고 있다. 대역전의 순간을 보여드리겠다"며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 후보를 낸 것만으로도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을 통과시켰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해낸 일이다"고 강조했다.
가덕도신공항 건설, 2030세계엑스포 유치, 부울경 메가시티 등의 주요 공약 성공 약속과 함께 '노무현 대통령 정신'도 강조하면서 "부산을 다시 위기에 빠트릴 말뿐인 국민의힘에게 부산을 맡기시겠는가"라며 "반드시 승리해서 부산의 위기를 해결하고 동북아시아의 싱가포르로 우뚝 발전시키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는 7일 오전 경선을 벌인 박인영·변성완 후보와 충렬사 참배도 함께 하면서 일명 '경선 후유증'은 없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당의 전폭적인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부산에 연고를 가진 민주당 의원 모임인 '부산갈매기' 소속 의원 40여 명이 지난 7일 부산항 국제컨벤션센터를 찾아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통과 보고대회'를 가지면서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낙연 당대표도 대선 출마를 위해 대표직을 내려놓지만 당의 '가덕도신공항 추진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을 예정으로 사실상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지지율 반등 변곡점으로 삼고 있다.
다만 가덕신공항 특별법 통과에도 민심은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고 박형준 후보의 지지율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인지도 1위 박형준 본투표까지 대세론 굳힐까?
국민의힘도 박형준 후보가 역시 과반 이상의 지지를 얻으면서 부산시장 최종 후보자로 결정됐다. 박 후보는 출마 전부터 여론조사를 실시하면 여야 후보자를 모두 압도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대세론' 굳히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다.
우려됐던 당내 화합도 하태경 부산시당위원장이 총괄선대본부장을 맡는 등 현역 국회의원 15명이 전폭적인 지원 사격에 나서면서 후보 캠프만이 아닌 시당 차원의 선거를 치르게 된 점에서도 경선 후유증은 종식된 점은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친박 핵심인 5선 서병수 의원(부산진구갑)도 친이계 갈등을 막기 위해 화합을 메시지를 보낸 상황에다가 캠프 명예선대위원장으로 박관용·김형오·정의화·김무성·권칠현·유흥수 등 당 원로인사들이 대거 포진했고 정문화·허남식 전 부산시장도 힘을 실으면서 세력 다툼보다 부산시장 탈환에 힘을 보태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의 MB정권 불법사찰 맹공에 대해서 박 후보는 "전혀 알지 못했다"며 선을 긋고 있으나 선거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될 사안이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하태경 본부장은 네거티브, 과거 매몰, 정쟁 등 3가지를 하지 않는 '3NO' 전략을 공동선언하자고 제시하면서 배수진을 쳤지만 민주당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의문이다.
하 본부장은 "민주당과 문재인 정권도 일만 터지면 써먹는 방법이 MB·박근혜다"며 "한 번 그렇게 해보라. 국민들이 좋아하겠는가. 아직도 과거 탓하는 것으로 얼마나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겠는가"라며 네거티브 전략이 이번 선거에서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나타냈다.
시당의 전폭적인 지원을 얻게 된 박형준 후보는 "선거 때문에 불가피하게 경쟁하고 서로 간의 정치적 갈등을 어느 정도 겪을 수밖에 없지만 부산을 생각하면 여야가 없다. 힘을 합쳐야 하는 시점이다"며 "이번 선거를 통해서 부산 미래를 위해 우리가 갖고 있는 비전과 지금 이대로 머물 수 없다는 시민들의 의지와 각오를 모아내는 통합의 선거가 됐으면 한다"고 부산만을 위한 선거를 펼쳐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퇴로 치러지는 보궐선거라는 점에 대한 비판과 최근 부동산 정책과 투기 논란 등으로 위기를 막고 있는 정권 심판론을 부각하면서 선거를 치를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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