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하나 한다고 부산경제 안달라져" 김종인 발언에 부산 국민의힘 '발칵'

가덕신공항 입장으로 민심 요동치자 후보자들 난색...장제원 "부산 방문, 별로 도움 안 돼"

4.7 부산시장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이 당 지도부의 발언으로 인해 지난 2018년 지방선거 참패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부산 사상구)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원들의 전화가 빗발친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왜 신공항을 반대하냐?', '지역 정서를 이토록 모를 수 있나?', '비대위원장이 부산에 온다고 선거에 도움이 되나?', 우리당 핵심 당원들의 말씀이다. 아니, 더 격한 말들도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신공항 하나 한다고 부산경제 달라지지 않는다'라는 김종인 비대위원장 발언의 여진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비대위원장 한 마디 한 마디가 보궐선거에 재를 뿌리고 있으니 한숨만 나온다"며 "부산시민을 이토록 무시하는 발언을 해 놓고 설 전에 한 번 다녀온다고 한다. 죄송하지만,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고 당 지도부의 방문을 사실상 거부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프레시안(박호경)

이는 최근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에 이어 주호영 원내대표도 가덕신공항 이슈에 대해 폄훼하는 발언들이 논란이 되면서 부산지역 민심이 요동치고 있는 것에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도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시절 홍준표 당대표가 부산지역 출마 후보자들의 선거 유세를 돕기 위해 내려왔으나 거부감을 나타냈던 모습과 유사하다.

당시 홍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남북정상회담 등의 성과에 대해 폄하하는 발언으로 인해 부산지역 민심이 요동치면서 부산지역 출마 후보자들이 홍 대표의 지지유세를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졌었다.

실제로 한 후보자는 "최근 홍준표 대표의 남북정상회담 관련 발언에 대해 국민들이 곱지 않은 시선이 일면서 상당한 부담감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선거유세를 돕기 위한 취지는 적극 공감하지만 사실상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는 홍준표 대표의 방문을 부담스러워하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고 에둘러 자신의 선거유세에는 오지 말아 달라는 의사를 전달하기도 했다.

결국 지난 2018년 6월 9일 부산지역 선거유세에 나선 홍 대표는 "부산까지 무너지면 저희당은 설 자리가 없다. 우리 한국당은 문 닫아야 한다"며 수차례 사죄의 절까지 했지만 참패를 벗어나지 못했다.

김종인 비대위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가 오는 4.7 부산시장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지역 최대 현안인 가덕신공항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에서 오는 2월 1일 부산을 방문해 가덕신공항에 대한 입장을 표명한다고 하지만 지역 여론이 수습되기는 쉽지 않다는 여론이 크다.

국민의힘 소속으로 부산시장에 출마한 한 후보자는 "표현 자체가 잘못 전달된 것이라 생각한다"며 지도부를 옹호하는 태도를 취하긴 했으나 대부분의 후보자가 지도부의 발언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이같은 문제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낸 장 의원은 "김 위원장이 부산을 방문해 말실수를 계속한다면 가뜩이나 반(反) 김종인 정서가 팽배해져 있는 상황에서 마이너스가 될 뿐, 도움 될 것이 별로 없어 보인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가덕도 신공항은 국민의힘 소속으로 출마한 시장후보 전원이 공약하고 다짐한 사업이다. 정당을 떠나, 미래를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할 사업이다"며 "민주당 의원 136명이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에 서명했고 국민의힘 부산 의원 15명 전원도 법안을 발의해 놓았다. 당 지도부의 생각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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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경

부산울산취재본부 박호경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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