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박사방'을 운영하며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해 벌어들인 범죄수익을 은닉한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된 조주빈에게 검찰이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조주빈은 범죄 집단 조직 혐의 등으로 징역 40년을 선고 받은 상태다.
검찰은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이현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주빈과 공범 강모 씨의 결심 공판에서 조주빈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또 위치추적장치 부착 15년, 신상 정보 공개, 유치원·초중고 접근 금지, 취업제한 등도 요청했다.
검찰은 "조주빈은 박사방 조직을 만들어 다수의 피해자를 성 착취한 범행으로 벌써 중형을 선고받았지만, 범행이 방대해 새로운 피해가 발견됐다"면서 "이미 선고받은 사건의 피해자들도 자신의 피해가 다 구제되지 않았다고 호소하고 있다"며 재판부에 엄벌을 요청했다.
검찰은 또 조주빈의 지시로 범죄 수익금인 가상화폐 일부를 현금으로 환전한 공범 강 씨에 대해 "조주빈에게 개인전ㅇ보를 제공하고 조주빈의 지실에 따라 피해자를 유인하는 광고를 올렸다. 성 착취물 제작으로 인한 범죄수익을 은닉해 가중 처벌해야 한다"며 징역 6개월을 구형했다.
조주빈은 2019년 8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박사방 범죄수익을 가상화폐로 지급받아 화전하는 방법으로 53차례에 걸쳐 약 1억800만 원의 불법 수익을 은닉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10월 추가 기소됐다. 강 씨는 이 중 350만 원을 환전해 조주빈에게 전달했다.
조주빈은 또 공범 남모 씨가 유인한 피해자를 협박해 노출 사진을 받아 유포한 혐의, 또 다른 공범 정모 씨를 시켜 피해자를 유사강간·강제추행하고 그 장면을 촬영해 유포하도록 한 혐의, 2019년 11월 박사방 '하드코어방'에 아동과 청소년 7명, 성인 15명의 성 착취물을 유포한 혐의 등도 받는다.
한편,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의 공범 '이기야' 이원호 일병에게는 징역 12년형이 선고됐다. 앞서 검찰이 구형한 징역 30년에 비해 현저히 낮은 형량이 선고돼 처벌이 가볍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0일 육군에 따르면 수도방위사령부 보통군사법원은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성폭력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원호 일병의 선고공판을 열고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또 신상정보 30년 등록 및 7년간 공개·고지, 10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조주빈이 운영한 텔레그램 '박사방'에서 닉네임 '이기야'로 활동한 이원호 일병은 참여자를 모집하고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원호 일병은 지난해 4월 군사경찰에 긴급체포되기 전까지 복무 기간에도 텔레그램 방에서 활동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은 이원호 일병을 구속한 뒤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신상공개를 결정했다. 성폭력 범죄 피의자로서 정식 절차를 밟아 실명이 공개된 현역 군인은 이원호 일병이 처음이다.
재판부는 이원호 일병이 지난 2019년 9월 말 조주빈 및 공범이 만든 박사방 조직이 성 착취 영상물을 제작·유포의 목적을 가진 범죄집단임을 알면서도 회원으로 가입해 활동하고 10월부터는 조주빈으로부터 관리자 권한을 넘겨받았다고 판단했다.
이원호 일병은 특히 군 입대 뒤 텔레그램 채널 10여 개를 만든 뒤 소유·관리 권한을 조주빈에게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약 5090개를 소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이원호 일병의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비난 가능성이 큰 점, 박사방 조직에 가담해 아무런 죄의식 없이 다수의 성 착취물을 반복적으로 유포한 점, 피해자들의 피해가 누적·반복된 점, 그 과정에서 확보한 영상물을 비롯해 많은 양의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을 소지한 점"을 언급하며 "피해자들의 피해 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 디지털 매체의 특성상 성 착취물이 유포된 일후에는 완전한 삭제가 어려워 피해가 지속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초범임에도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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