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춘 "서울공화국과 맞서 싸워 부산 바꾸겠다" 보궐선거 출마

민주당 소속 첫 출마 선언, 정부와 협력해 가덕신공항·월드엑스포 성공 약속

4.7 부산시장 재보궐선거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김영춘 전 국회 사무총장이 공식 출마를 선언하면서 여·야 경쟁의 막이 올랐다.

김 전 총장은 12일 오전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후 오후 2시 부산 영도구 복합문화예술공간 '무명일기'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역대 부산시장 그 누구도 중앙정부에 맞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꾸려는 싸움을 하지 않았다"며 "저는 불평등한 서울공화국에 맞서 싸우는 '게임 체인저'가 되겠다. 부산의 운명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그는 YS계 정치인으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을 창당할 때 민주당 진영으로 넘어왔으며 20대 때 정치를 시작해 30년의 정치 경력을 가진 3선 중진급 인사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뒤에는 초대 해양수산부 장관을 맡으면서 친문세력의 지지를 얻어내는 등 당내 입지를 굳혀왔다.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석패하긴 했으나 국회 사무총장으로 영전하면서 당의 높은 신임도 받고 있다.

앞선 두 번의 지방선거에서도 부산시장에 출마하려고 했으나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게 양보하는 모습을 보여왔으나 이번 재보궐선거에서는 귀책사유가 있는 민주당이기에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다짐과 함께 공식 출마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행사 장소인 '무명일기'는 폐공업소를 리모델링해서 카페·공연장·전시장 등으로 이용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김 전 총장이 이곳에서 출마선언을 하는 것은 지난 25년 쇠퇴해온 부산을 대개조해서 서울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찾아와 비즈니스를 하는 동북아의 싱가포르로 만들겠다는 뜻을 담았다.

특히 영도구는 문재인 대통령의 어머니가 생전에 거주했던 곳으로 출마선언에서도 밝힌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부산을 다시 살리겠다"는 의미까지 더한 것으로 보인다.

▲ 김영춘 전 국회 사무총장. ⓒ프레시안(박호경)

이날 출마를 선언한 김 전 총장은 부산의 3가지 꿈인 '글로벌 경제도시의 꿈', '녹색도시의 꿈', '국제문화도시의 꿈'에 관한 비전을 제시했다.

'글로벌 경제도시의 꿈'은 중견·대기업 20개를 유치하고 일자리 25만 개를 창출하는 '세일즈맨 시장'이 돼서 부산을 동북아시아의 싱가포르로 웅비시키겠다는 목표다.

'가덕도신공항 첫 삽을 뜨는 시장'으로 시작해서 2030세계엑스포 부산 유치의 토대를 마련하고 부·울·경 광역대중교통망 건설 유치 등을 통해 부·울·경 경제공동체를 구축하는 한편 '부산해양특별자치시'를 추진해 부산만의 독자적 발전도 함께 모색한다는 것이다.

또한 4차 산업혁명 관련 첨단기업 유치 및 클러스터 육성을 통해 부산의 경제 구조를 혁신한다는 계획이다.

'녹색도시의 꿈'은 쾌적한 녹색 공간, 수소 및 전기자동차를 통한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발전, 자치경찰제 시행을 통한 시민안전 제고, 공공의료체계 통한 철저한 코로나19 방역 등의 내용을 담았다.

코로나19 대책과 관련해서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수입이 감소한 모든 이에게 보편적 재난지원금을 제공해서 위기를 극복하도록 하고 정상화가 예상되는 내년부터 부채상환 5개년 계획을 실행해서 그 적자를 갚아나간다고 밝혔다.

'문화도시의 꿈'은 이미 세계적인 영화제의 도시인 부산에 문학과 미술, 음악 등이 결합해 시민의 일상에 깊숙이 스며드는 문화도시를 만드는 목표다.

홍콩에서 개최되는 세계적 '바젤 아트페어'를 유치, 국립부산현대미술관과 국립영화박물관 건립, 문화바추어 제도 확대 등의 구체적 계획을 담는다. 부산에 양성평등의 도시문화가 깊이 뿌리내리도록 하기 위해 부산시장 직속 '성평등정책관' 제도와 여성의회를 신설하고 부모 모두의 육아 지원을 강화하는 제도적 개선을 추진한다.

김 전 총장은 같은 당 소속이었던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성추행 사퇴로 만들어진 보궐선거라는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를 하면서 "시민 모든 분께 말할 수 없는 상처를 주었다. 전 시장을 대신해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처음에는 민주당이 후보를 안 내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고심 끝에 후보 공천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도 서울과 제2 도시 부산에서 동시에 시장선거를 외면하는 것은 집권 여당으로서 책임 있는 모습이 아니라는 판단이었다. 저도 그런 당의 결정에 따르기로 했다"며 "진정한 반성은 끝까지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 김영춘은 죽느냐 사느냐의 위기에 빠진 부산을 위해 제 책임을 다해 이번 보궐선거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앞에 놓인 1년은 부산의 미래 30년 운명을 결정지을 중대한 시간이다"며 "이번 부산시장 임기 1년 동안 시정 적응 필요 없이 마지막 임기 1년의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가덕도 경제 신공항의 첫 삽을 뜨고 부·울·경 메가시티의 초석을 다질 수 있는 후보는 유일하게 당·정·청 고위직 경험을 모두 갖춘 저 김영춘뿐이다. 180석 집권여당과 우리 고향 출신 대통령, 그리고 340만 부산시민 여러분과 함께라면 못할 것이 없다"고 부산의 미래를 위한 각오를 밝혔다.

한편 민주당 후보군으로는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과 전반기 부산시의회 의장이었던 박인영 시의원, 최지은 당 국제대변인, 최택용 전 서울시 정무수석 등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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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경

부산울산취재본부 박호경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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