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묘소 앞 고개숙인 정의당 "대단히 죄송하다"

노회찬의 법안 '중대재해기업처벌법' 후퇴 반성

정의당이 10일 고(故) 노회찬 전 의원의 묘소를 참배해 "노회찬 대표님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안'을 제출하셨는데 '중대재해처벌법안'으로 내용이 변화됐다"며 고개를 숙였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노회찬 의원이 발의한 '재해에 대한 기업 및 정부책임자 처벌에 관한 특별법안'은 지난 8일 통과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근간이 된다. 하지만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여야 합의를 거치면서 처벌 대상과 범위를 완화해 '누더기'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김종철 정의당 대표 등은 이날 경기 남양주 마석 모란 공원에 있는 노 전 의원 묘소를 참배하면서 "대단히 죄송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노 대표께서 고민하고 냈던 법안 중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법안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제정됐는데 아쉬움이 크다"며 "소규모 사업장이라고 노동자의 생명이 차별받아서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대재해 차별을 막는 법안을 만들겠다"고 했다.

지난 2017년 노 전 의원은 '재해에 대한 기업 및 정부책임자 처벌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해당 기업의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및 기업 자체에 대한 형사책임이 주요한 골자를 이룬다.

"오늘날 대부분의 대형재해 사건은 특정한 노동자 개인의 위법행위의 결과가 아니라, 기업 내 위험관리시스템의 부재, 안전불감 조직문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임. 이 같은 ‘현대형 중대재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업 등이 조직적·제도적으로 철저한 안전관리를 하도록 유도하는 입법이 필요함안전관리·보건조치의무를 위반하여 인명사고가 발생한 경우, 해당 기업의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및 기업 자체에 대한 형사책임을 묻는 특별법을 제정하여 헌법이 보장하는 시민의 안전권을 확보하고, 기업의 조직문화 또는 안전관리 시스템 미비로 인해 일어나는 중대재해사고를 사전에 방지하려는 것임"('재해에 대한 기업 및 정부책임자 처벌에 관한 특별법안' 제안 이유)

하지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합의를 이어갈 수록 처벌 수준은 낮아졌고, 경영책임자 등이 처벌 대상에서 제외되며 '후퇴' 비판이 이어졌다. 이에 정의당은 강하게 반발했고 해당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할 때 기권표를 던졌다.

이들은 "중대재해처벌에 관한 법률안에는 노회찬 정신의 또 하나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차별을 배제한다'는 것, 즉 죽음에 있어서 그 사업장이 크든 작든 간에 어떤 죽음도 약한자의 죽음, 소규모 사업장이라고 해서 '노동자의 생명이 차별받아서 안 된다'라는 정신이 현재는 빠져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동시에 노회찬 대표님이 항상 염원해왔던 법률이 차별금지법안"이라며 "저희가 노 대표님의 정신에 따라 이후에 차별금지법도 물론 통과시키겠지만, 중대재해에 대한 차별도 함께 막는 법안을 반드시 만들어서 노 대표님을 다시 찾아 뵙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의당 김종철 대표(가운데)가 10일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 고(故) 노회찬 의원 묘소에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안(중대재해법)을 올린 뒤 추모사를 마치고 인사하고 있다. 국회는 지난 8일 본회의를 열어 중대재해법 제정안을 의결했으며, 앞서 이 법안은 고 노회찬 의원이 처음 발의한 바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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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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