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이재명, 전직 대통령 사면 두고 난상 토론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5일 오후 손석희 사회로 진행된 JTBC ‘신년특집 대토론, 코로나 위기 속 2021년 과제는?’에 출연해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사면론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원희룡 지사와 이재명 지사는 두 전직 대통령 사면 논란에 대해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면서도 각자 미묘한 입장 차를 보였다.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5일 오후 손석희 사회로 진행된 JTBC ‘신년특집 대토론, 코로나 위기 속 2021년 과제는?’에 출연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JTBC 캡쳐

원희룡 지사는 우선 "사면 문제는 현직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고 생각한다. 국민 통합카드로 쓴다면 반대할 마음은 없다면서도 국민 통합이 아닌 카드로 쓴다면 쇼에 불과하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문재인 정권 4년 동안 적대적인 분열 정치에 대해 양쪽 진영 여부를 떠나서 너무 극단적"이라면서 "진정 통합적으로 국정운영 기조를 바꾸는 거라면 전직 대통령 사면과 같은 예민한 정치적 문제뿐만 아니라, 조국 장관 때문에 서초동과 광화문으로 대한민국이 나뉘고 또, 윤석열 검찰 총장이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한다는 이유로 쫒아낸다며 온 나라가 양쪽으로 찢어져서 분열돼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국민 통합으로 전환할 것인지에 대한 진정한 고뇌와 결단이 있어야 진정성이 인정받고 환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고 법적인 판단(14일)이 끝나기 때문에 정치적인 통치행위를 한다면 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재명지사는 "형사 처벌은 응보, 댓가를 치르게 하는 것과 예방효과를 누리게 하는 것 두 가지의 목적이 있다"며 "두가지의 일반예방과 특별 예방의 효과를 누릴 수 있냐라는 측면을 고려해야 할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정치적인 측면에서 볼 때 통합과 봉합은 조금 다르다.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고 특히, 정치인에 대한 사면은 통치행위에 가깝고 대통령의 결단의 영역에 있다"라며 "국민들이 수용할 수 있는 상태에서 대통령이 결단할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법률가로서 통합이나 봉합이냐, 응보냐 예방이냐라는 효과를 충분히 가졌느냐를 고려해야 되고 최종적으로 주권자인 국민들의 뜻에 따르는 것이 타당하다"라고 덧붙였다.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5일 오후 손석희 사회로 진행된 JTBC ‘신년특집 대토론, 코로나 위기 속 2021년 과제는?’에 출연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JTBC 캡쳐

법률가로서 응보나 예방의 효과는 충분히 충족됐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둘 다 안된것 같다"며 "법률가로서는 분명히 말할 수 있는데, 정치인으로서는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기 때문에 입장을 나누는 것은 난처해 질 수 있어서 손해를 보도록 하겠다"며 유보했다.

원희룡 지사는 이재명 지사의 입장 유보에 대해서 "도망가는 모습을 오랜만에 본다"라고 꼬집었다. 이에 이재명 지사는 "자제하는 것"이라고 즉답했다.

이날 토론에 참여한 황보승희 의원은 "집권당의 당 대표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을 대통령과의 사전 교감도, 구성원들 간의 사전 교감도 없이 또, 국민적인 의견이 무르익은 상태도 아닌데 갑자기 새해 벽두부터 사면 카드를 꺼낸 것에 대해서 당황스럽다"며 "사회통합의 진정성이 있다면 반대할 이유는 없다"라고 말했다.

사면 문제가 공론화된다면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내에 석방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모두 입장을 유보한 가운데 고민정 의원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기 때문에 예상하기 참 어렵다"라고 피력했다.

만일 박근혜 대통령을 사면하면 최순실 씨도 사면 또는 사면 가능성을 열어놔야 하는가에 대해서 이재명 지사는 "그것 역시 정치적 결단"이라며 "예전 김대중 대통령이 사면 할 때도 공범들을 한꺼번에 한 것으로 기억한다. 하나의 범죄행위에 대해서 누구(특정인)만 꼽아서 하는 것은 어렵지 않겠냐"라는 입장을 보였다.

원희룡 지사는 "국민이 환영할 수 있으려면 많은 상황 변화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상황 변화가 있을 가능성은 별로 많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국민들로부터 환영을 받지는 못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황보승희 의원은 "사회 통합의 가치도 중요하지만 사면 카드를 꺼내면서 야당의 분열, 즉 계파 간 갈등(친박 비박)이 재현되지 않겠느냐? 이것이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에게는 호재로, 국민의 힘에게는 악재가 되지 않겠느냐는 예측들이 있다"며 정치적 의도에 무게를 실었다.

하지만 "국민의 힘 당내에는 계파가 없기 때문에 전혀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며 "중요한 것은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관건이고 대통령 결단이 국민 공감대 위에서 하는 것이라야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희룡 지사는 "대통령의 자리는 대통합을 하라는 것이지 국민의 분열을 하라는 자리가 아니"라면서 "대 분열과 적대적인 정치를 하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통합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 대통령이 전반적으로 돌아 봤으면 좋겠다"라고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토론회는 이날 오후 5시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이재명 경기도 지사,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JTBC ‘신년특집 대토론, 코로나 위기 속 2021년 과제는?’라는 주제로 국정 현안인 코로나19 지원금 지급 문제와 부동산 문제, 대통령 사면 문제 등에 대해 토론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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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창민

제주취재본부 현창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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