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방공무원 수난의 해, 공무원노동조합의 역할

전라북도교육청 공무원노동조합 정기웅 위원장

ⓒ전라북도교육청 공무원노동조합 정기웅위원장

도의원은 도민의 대표자로서 인격과 식견을 함양하고 예절을 지킴으 로써 의원의 품위를 유지하고 타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

또한 ‘지위를 남용한 부당한 지시나 권력의 부당한 갑질’,‘사적 이해관계에 따른 이해충돌 방지 등’을 그들이 준수해야 할 행동기준인 '전라북도의회 의원 윤리 및 행동강령 조례'에 명시하고 있다.

지난 전라북도의회 정책질의, 주요업무보고, 행정사무 감사, 2021년 예산 심의 등을 볼 때, 전라북도의회 일부 도의원들의 지방공무원들을 대하는 태도, 언행에서 우리는 정말 커다란 굴욕감과 회의감 그리고 무기력함을 느끼게 되었다. 최근에는 그 정도가 심해져서 요즈음 우리 사회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고 있는 위력에 의한 ‘갑질’에 비견될 정도의 수준에 이르고 있다.

올 한해는 유난히 더 힘들었지 않았나 싶다! 때로는 별다른 근거도 없이 정당하지 않고 합리적이지도 않은 객관성을 잃은 자기중심적 지적과 과도하고 불필요한 자료를 요구하는가 하면, 의회 출석요구에 있어서도 하루 전날 출석요구 통보를 하고 심지어 일주일 동안 이유 없이 출석대기하라는 사실상 명령에 가까운 지시를 일삼기까지 하였다.

전라북도의회는 공무원도 전라북도 도민의 한사람이며, 지역의 주민임을 자각해야 한다. 공무원을 각자의 분야에서 도정을 이끄는 동반자로 인정하고 상호 존중과 협력자로 대하여야 한다. 입법기관인 전라북도의회가 행정기관에 대한 견제만이 아니라 협력 또한 함께 추구할 때 그 열매와 혜택은 도민과 학생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또한, 전라북도교육청 예산 편성에 대한 적법성, 효율성, 절차적 타당성 여부를 점검하여 지방교육재정의 건전성을 유지하고 투명한 교육행정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도민의 입장에서 꼼꼼하고 세심하게 심의하는 것이 도의원의 역할이겠지만, 심의과정에서 권력과 지위를 남용한 편향적 예산 심의를 하거나 사적인 감정이 개입되어 무더기 문제예산 지적을 하는 행위 등이 있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이제 지방공무원 현실을 돌아보자!

대학교 4년을 졸업하고 2∼5년 이상 동안 학원이나 독서실에서 햇빛 구경도 못하고 죽어라 공부해야 겨우 공무원에 합격하는 것이 현실이다. 초보 공무원은 넘쳐나는 업무처리에 야근이 일상인 근무조건에서 일한다.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급여를 받는 월급날, 교육공무직원보다 적은 급여를 보며, 좌절감을 느낀다는 초보 공무원의 심정을 생각해 보자. 전라북도교육청 산하 지방공무원 1,000여명이 참여한 설문조사 결과 교육공무직원의 처우가 많이 개선되거나 너무 많이 개선되었다는 응답이 82.1%에 달했다.

얼마전 단일호봉제 근로자들이 제기하였던 동일가치-동일노동 원칙이나 「근로기준법」제6조 위반에 대한 소송에서, 단일호봉제 근로자는 지방공무원과 채용형태 및 절차, 업무내용 및 범위, 권한과 책임 등에서 본질적 차이가 있고 이들의 근로조건 차별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는 대법원 판정이 나왔다.

대법원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서 금지하는 차별 처우란 임금이나 근로조건을 합리적 이유 없이 불리하게 처우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공무원은 지방공무원법에 따라 임용돼 공무원법령이 적용되지만, 단일호봉제 근로자들은 근로기준법이 적용된다”며 “고용형태에 차이가 있고 권한과 책임에도 일정한 차이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판결은 어떻게 분석해야 할까?

교육공무직은 단체교섭을 통하여 매년 늘어나는 임금과 처우개선을 지켜볼 때 부러움에 대상일까?

공무원은 5년마다 정부에서 심심하면 들고나오는 것이 '공무원 연금법 개악'이다.

공무원 연금법 개정 이후 노후에 대한 불확실성, 임용 후 몇 년간 최저생계비도 안 되는 급여를 볼 때, 심지어 타 시·도는 교육행정직을 사직하고 교육공무직으로 전환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하고, 이원화 조직구조에서 힘의 논리에 밀리고, 과중한 업무, 매일 반복되는 대민 응대에 대한 심리적 압박과 스트레스 누적으로 어떤 공무원은 사직을 하고, 때로는 유명을 달리하는 사례가 있으니 자괴감과 근무 의욕 상실로 이어진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가 나아갈 방향과 권익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 자신들의 결집 된 힘이 필요하며, 그 역할의 중심에 노동조합이 있다. 불합리한 행동과 요구에 대해서는 과감히 맞서고 대응하여 우리 지방공무원의 자존감을 되찾고, 우리 자신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힘을 모으고 대동단결하여 이러한 어려움을 함께 타개해 나가야 할 것이며, 또한 갈등 당사자들끼리 서로 소통과 협력으로 대립보다는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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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

전북취재본부 최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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