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윤석열 '마이웨이'…출구 잃은 여권 속앓이

윤석열 겨냥하는 민주당, 무용지물 된 동반사퇴론

법무부 감찰위원회의가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배제 등이 부당하다고 권고하고 법원이 윤 총장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해 수세에 몰린 여권이 법무-검찰 갈등에 대한 해법을 놓고 혼돈에 빠졌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감찰위의 권고안과 법원 결정에 따른 윤 총장의 업무 복귀에 대한 아무런 언급 없이 "우리는 결연한 의지로 검찰개혁을 계속하겠다"고 했다. 원론적으로 '검찰개혁'을 장기적 과제로 내세웠지만, 사태의 해법이 될만한 제안은 내지 않았다.

이 대표는 1일 화상으로 참석한 최고위원회의에서 "요즘 우리는 크나큰 진통을 겪고 있다. 문제의 원점은 검찰 개혁"이라고 언급했다. 대신 이 대표는 거듭 '검찰개혁'을 강조했다. 그는 "검찰개혁은 포기할 수도 타협할 수도 없는 절체절명의 과제"라며 "검찰개혁이 일부 저항이나 정쟁으로 지체된다면 국민과 국가에 불행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조치에 대다수가 반발하는 검찰 내부 정서를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이 대표는 또 전날 윤 총장이 검찰 공무원을 향해 '국민의 검찰이 되자'고 주문한 것을 겨냥한듯 "국민의 검찰이 되자는 다짐이 검찰 내부에서 나오곤 했다. 그렇다면 검찰은 국민이 원하는 개혁을 받아들이고 실행해야 마땅하나 그렇게 하지 않고 개혁에 대한 집단 저항으로 보이기 때문에 국민이 신뢰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법원은 가처분 인용이 직무정지에 적합한지 여부이므로 징계 사유의 옳고 그름 판단과 무관하다고 적시했다"며 법원 가처분 결정 의미를 축소했다. 그러면서 그는 "절차에 따른 법무부의 판단을 기다린다"고 말해 4일로 연기된 법무부 징계위원회의를 지켜보자는 뜻을 내비쳤다.

김 원내대표 "민주당은 어떤 난관이 있어도 시대적 과제인 검찰개혁을 국민과 함께 완수하겠다"고 강조해 법무부 징계위가 윤 총장에 대한 면직 이상의 중징계를 결정할 경우 '윤석열 축출' 계획을 재가동할 가능성도 열어놨다. 그러나 징계위를 앞두고 고기영 법무부 차관이 사의를 표명해 정상적인 징계위 진행이 불투명한 데다, 윤 총장에 대한 징계 결정이 나더라도 문재인 대통령이 이를 재가하는 수순을 따라야 한다는 점이 여권으로서는 부담이다. 윤 총장 축출 시나리오가 완성되려면 그를 임명했던 문 대통령이 정치적 부담을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 총장이 '마이웨이'를 고수하고 있어 두 사람의 동반퇴진론을 제기했던 정세균 국무총리의 해법도 원점으로 돌아간 상황이다.

김종민 최고위원은 "문제의 본질은 장관과 총장의 싸움이 아니다"라며 윤 총장의 자진사퇴론에 무게가 실린 발언을 했다. 그는 "본질은 검찰개혁, 민주적 검찰"이라며 "국민의 검찰이 정치적 구호가 되지 않으려면 민주적 검찰, 법이지배하는 검찰로 개혁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국민 기억에는 법의 지배가 아니라 법을 앞세운 검찰의 지배 역사가 선명하게 아로새겨져 있다"며 "헌법이 규정한 대원칙인 과잉금지 원칙을 정면으로 거슬러서 사냥하듯 수사한 전대미문의 조국 수사는 대한민국 검찰이을 법이 지배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향한 검찰 수사를 비판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화상으로 참석,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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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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