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울릉군 공무직 노동자들은 정규직이다 다만 공무원이 아닐뿐... 천막 농성 175일째

"편견에 휩싸인 사실 왜곡은 서로에게 상처 뿐"

봄에 시작한 투쟁! 첫눈 내려도 집으로 못 돌아간 울릉군 공무직 노동자들... 언제쯤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지난 28일 오전 경북 울릉군 북면 나리분지 일대에 제법 많은 양의 첫눈이 내렸다. 첫눈 오기 전 집으로 돌아가기를 염원하던 민주노총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경북지부 울릉군공무직분회는 천막농성 175일째 사측과 체불임금 해결과 고정수당 신설, 지난 2019년 임금협상을 위해 군청 앞 노상에 천막을 설치하고 그곳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울릉군공무직분회가 175일째 이어가고 있는 천막 농성장 ⓒ울릉군공무직분회

지난 22일 김나영 울릉군공무직분회장의 일상을 취재해 <프레시안>은 기사화한 적이 있다. 글 제목이 마음에 안드는건지 아니면 글 내용이 마음에 안드는건지 분회장을 폄훼하는 듯한 내용의 댓글이 많이 보였다. 민주노총조합원들을 호의적으로 보지 않는 시각이 많다는 것 부정하진 않겠다.

기자가 그 글을 쓴 데에는 그들을 옹호하기 위해 쓴 것도 아니며 단지 공무직분회장으로서 책임을 다하느라 자신의 고3 수험생 아들을 제대로 뒷바라지 못하는 어머니의 안타까운 마음을 독자들에게 전하기 위한 인터뷰형식의 기사였다.

그러나 기사 댓글에는 “엄마가 양심없고 내로남불에 귀족특권층인 민노총이라도 자식은 좌파사상에 오염되지 않은 양심적이고 이성적인 어른으로 자랐기를 바랍니다”라고 글 내용과 전혀 맞지 않는 댓글이 달렸다. 또 “귀족 민노총에서 지원받는데 뭘 더 달라고 하는가요 공무직이면 직업 안정권 아닌가요“등의 폄훼성 발언이 쏟아졌다.

아무리 온라인상 무기명 표현이라 할지라도 주장과 감정이 사실적 근거에 의해 표현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필요 이상으로 상대방을 비난해 불필요한 생채기를 안 냈으면 하는 마음 또한 들었다.

공무직 노동자들은 공무원과는 분명 다르다. 지난 2017년 정부 지침 사항으로 무기계약근로자에서 공무직으로 정식명칭이 변경됐다. 공무원과 공무직의 공통점은 정년이 보장되어 있다는 것뿐 대우 자체가 틀리다. 특히 울릉군공무직 노동자들의 경우 지역 타 시군 공무직들과 비교해 처우개선은 전무한 실정이다.

▲지난 28일 울릉군공무직분회 노조원들이 야외 천막 농성장을 지키고 있다. ⓒ울릉군공무직분회

울릉군공무직 노동자들은 중식 밥값마저 지원되지 않아 도시락으로 끼니를 떼워가며 일하고 있다. 특히 의료원 노동자들과 현장근무 노동자들은 주말은 물론 밤낮을 가리지 않고 수시로 불려 나와 일했지만 이에 따른 추가 수당은 없었다. 울릉군공무직노동자들은 정당한 자신들의 권리를 바로잡아 달라는 것이다. 이게 그렇게 욕먹을 일인지 폄훼성 댓글을 단 이들에게 되묻고 싶다.

가장 기본적인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공무직 노동자들은 정규직이다. 다만 공무원이 아닐뿐...

비판과 다른 해석은 언제든지 환영이다. 편견에 휩싸여 사실을 왜곡하고 확신해 오해로 이어지고 그 오해는 서로에게 상처로 분명 돌아온다. 내가 알고 있는 그 사실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으니 확대하지 말고 한 발짝만 물러서서 상대방 이야기도 들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 3,000원
  • 5,000원
  • 10,000원
  • 30,000원
  • 50,000원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홍준기

대구경북취재본부 홍준기 기자입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