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군 공무직 노동자의 아들 수능 치는 날 “미안하고 또 미안해”

"아버지란 존재도 모른 채 잘자란 아들이 자랑스럽다"

[인터뷰] 김나영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울릉군 분회장 “당당한 가장으로 돌아가야 하기에 투쟁 멈추지 않는다”

12월 3일 수능 날이다.

김나영(여,47세)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경북지역지부 울릉군 공무직분회장의 아들도 이날 수능시험을 친다. 지난 2003년 아들이 28개월 됐을 무렵 남편과 헤어져 아들은 아버지란 존재도 모른 채 자랐다.

▲김나영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울릉군 분회장 ⓒ프레시안(홍준기)

김 분회장은 “아들은 학교에서 친구들이 아빠 없는 **라 놀려도 아버지 없음을 당연하게 생각하면서 중학교 내내 1등을 해준 고마운 아들이다”라고 자랑했다.

김 분회장에게 아들의 수능시험 소회를 묻기 위해 <프레시안>은 지난 21일 오후 전화 인터뷰를 했다. 먼저 그에게 “아들이 수능시험을 치르는데 걱정되지 않느냐”라고 묻자 그는 “이혼 후 17년이 지나면서 어느새 엄마를 걱정할 만큼 아들이 다 커버렸다”며 웃음을 띄웠다.

그러면서 “아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수능 시험을 치는 날 함께 할 수 가없어 미안한 마음이 커요. 제가 투쟁조끼를 입고 싸우고 있어 아들이 일생일대의 가장 중요한 길목에 있음에도 함께 있어 주지 못해서요. 그럼에도 걱정마라며 오히려 저를 걱정해주는 아들에게 고마울 뿐이 지요”라며 아들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대신했다.

김 분회장은 지난 5월부터 투병과 투쟁을 병행해 울릉군 공무직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암투병 속에서도 150일째 야외 천막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김나영 울릉군 공무직분회장은 “나는 나의 삶의 당연한 부분들을 노조 때문에 포기했다. 누가 떠 밀지 않았다. 내가선택한 자리이다. 하지만 이런 고난의 길임을 알았다면 나는 절대 리더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후회는 없다. 사실 이 자리에 미련도 없다. 그렇지만 공무직 노조를 강하게 만들어야한다. 그래서 아직은 나는 이 일을 해야만 한다”고 했다.

이어 “나의 자식들에게 당당한 어머니로 더 당당한 가장으로 돌아가야 하기에 난 투쟁을 멈추지 않는다. 나의 사랑하는 딸 사랑하는 아들의 미래가 행복하기를 바래서다”라며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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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기

대구경북취재본부 홍준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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