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신공항 문제 있었다" 확장안 사실상 백지화 결론

검증위 결과 안전, 수요, 환경, 소음 등 상당 부분 보완 필요...후속 대책 돌입

지난해 12월 국무총리실 산하에 구성된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11개월 만에 기본계획에 보완할 사안들이 발생했고 '동남권 관문공항' 역할을 수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사실상 백지화 결과를 도출해냈다.

보완과 미흡한 점이 발견되긴 했으나 미래 수요까지 고려한다면 기능이 제한적이라는 것을 명시했기에 국토교통부에서 문제점을 인정하고 정부에서 최종 정책 방향을 결정하게 된다면 지난 2018년 지방선거 후 부산·울산·경남(PK) 지역에서 요구해온 가덕신공항 건설 추진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

▲ 김수삼 김해신공항 검증위원장이 1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김해신공항 검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수삼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 위원장은 17일 오후 2시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국토교통부의 김해신공항 기본계획은 안전, 시설운영·수요, 환경, 소음분야에서 상당 부분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검증과정에서 비행절차 보완 필요성, 서편유도로 조기설치 필요성, 미래수요 변화대비 확장성 제한, 소음범위 확대 등 사업 확정 당시 충분히 검토되지 않았던 사항들이 확인됐고 국제공항의 특성상 각종 환경의 미래 변화에 대응하는 역량 면에서 매우 타이트한 기본계획이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요 쟁점이었던 항공기와 인근 오봉산, 임호산, 경운산 등의 충돌 우려 부분에서는 진입제한표면 이상의 장애물은 없애는 것이 원칙이기에 법제처의 유권해석처럼 관련 지자체와 협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소음피해지역 확대에서는 기본계획상 운항회수 18만9000회와 심야운항 비율 8.9%를 적용한 결과 피해가 확대될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오는 2023년부터 소음평가 단위가 새롭게 변경되면 그 범위는 크게 증가한다고 예상했다.

김 위원장은 "부·울·경은 관문공항이라 함은 장거리 국제선 가동과 장거리 취항가능한 항공기 운행, 24시간 운영하는 공항, 연 최대 3800만 명 수요 처리가 가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며 "검증위는 4개 분야 검증결과를 토대로 김해신공항이 동남권 관문공항으로서 역할하는 데 최소 기본여건을 충족하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적 측면에서는 제약이 있었다. 동남권 지역을 대표하는 공항으로서 미래에 예상되는 변화를 모두 수용하기에는 사용가능 부지가 대부분 소진되어 향후 활주로 수요가 추가로 요구되어도 확장은 불가능하다고 보여지고, 공항 주변에 장래 개발 계획이 산재하고 있어 소음 등의 환경적 피해 요인이 지속적으로 증대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래 수요까지 고려하면 김해신공항이 건설되도 기능의 한계는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결론적으로 김해신공항 계획(안)은 상당 부분 보완이 필요하고 확장성 등 미래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아울러 지자체의 협의 의사가 확인되지 않으면 장애물제한표면 높이 이상 산악의 제거를 전제로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는 해석을 감안할 때 동남권 관문공항으로서 김해신공항 추진은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 가덕신공항 조감도. ⓒ부산시

김해신공항 문제 확인됐지만 가덕신공항 추진도 갈 길 멀어

최근 부산을 찾은 정 총리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부산 시민이 원하는 공항을 만들겠다"는 취지로 가덕신공항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고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 11일 부산을 찾아 "결론이 나오면 부산 신공항에 대해 당에서 적극 지원할 것이다"며 여야 모두 제대로 된 24시간 운영 가능한 동남권 관문공항에 지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회에서도 김해신공항 건설이 폐지 수순을 밟자 가덕신공항 추진의 속도를 올리기 위한 특별법을 발의할 움직임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동남권 관문공항이 김해신공항이 아니라면 다른 입지를 선정해야 하는데 당장 대구·경북(TK) 지역의 반발도 해소하고 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내년 정부 예산안에 가덕신공항의 적절성 검토 연구용역비 20억 원이 반영돼 있긴 하지만 검증 절차나 경제성, 타당성 조사에도 시간이 소요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정부가 동남권 관문공항 입지로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을 두고 고심하다 김해공항에 활주로를 추가 건설하는 김해신공항 건설 계획안을 발표한 것에도 입지 부분은 쉽게 결정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날 검증위 발표에 이어 정세균 국무총리는 오후 3시 검증위로부터 결과를 전달 받고 후속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관계장관회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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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경

부산울산취재본부 박호경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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