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 극복에 개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요?

[기고] 시민 주체의 '기후 민주주의'만이 기후 위기를 이길 것입니다

기후 위기에서 우리 개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기후 변화 혹은 기후 재앙의 기후 위기는 이미 모든 사람들에게 절체절명의 현실 문제가 되어 있습니다. 모두가 그 위기를 직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정작 위기 극복을 위해서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지 않느냐고 말하고 있습니다. 기후나 환경 문제는 전문가나 전공자의 영역으로서 일반인들은 그저 수동적인 위치에 있기 때문에 고작 쓰레기 절감이나 에너지 절약 등의 차원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을까요? 그러기에는 지금의 기후 위기가 너무 심각하고 무엇보다도 당장 우리들의 소중한 생명이 결정되는 중차대한 문제입니다.

기후 위기의 극복에 모든 사람이 책임과 권리가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현재의 기후 위기는 이 지구상에서 삶을 영위해가는 모든 사람들 각자에게 책임이 있습니다. 동시에 각자 모두 자신의 생명을 지키기 위하여 정부와 세계에게 요구할 절박한 권리를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 인간에게 생명보다 더 소중하고 존귀한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기후 재앙 위기의 진실을 말입니다. 최소한 그 징후를 잘 알고 예감하고 있습니다. 현 위기가 최악의 상황으로 가는 것을 막아내기 위해 우리 인간들에게 남겨진 시간은 향후 10년 정도라는 사실도 이해하고 있습니다. 우리 인류 아니, 인간만이 아니라 이 지구공동체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가 절멸되는 상황이며,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서서히 그 절멸의 늪으로 빠져가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예감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 인간들은 인류 역사상 일찍이 존재하지 않았던 지나친 과잉 소비의 시대를 살아왔다는 점도 모두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이제 그간 우리들의 삶에서 일종의 신념화되어 왔던 개발과 성장의 발전 방식을 지양해야 한다는 사실도 언젠가부터 직감하고 있습니다.

거대한 대중운동의 물결로써 기후 위기를 이겨낼 수 있습니다

이제 모든 사람 각자에게 실천이 필요한 단계입니다. 기후 위기 극복이란 소수의 전문가그룹에 의해서만 해결되는 것도 아니며, 또한 정부의 환경정책 혹은 국제사회에서의 협상에만 맡겨놓고 그 시혜만을 바라보고 있을 수 없습니다.

본래 민주주의라는 용어는 ‘δημοκρατία(demokratia)’에 근원을 두고 있습니다. ‘δῆμος(인민)’와 ‘κράτος(지배)’라는 두 낱말이 합친 것으로서 ‘인민의 자기 지배’를 뜻합니다. 결국 민주주의란 자신의 삶과 운명에 영향을 미치는 일을 자신의 의지로써 스스로 결정하는 것, 또는 최소한 그러한 일을 결정하는 과정에 주체로서 참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기 삶의 당당한 주체, 주인으로 살아가는 것, 이것이야말로 민주주의의 근본인 것입니다.

현재의 기후 재앙과 위기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로 인해 결정적으로 생명을 위협받는 모든 시민들이 자신의 의지로 직접 주체가 되어 해결해나가고 극복하려는 적극적인 운동이 필요합니다. 여기에서 모든 시민은, 모든 국민은 그리고 모든 인간은 단순한 객체로서의 수동적이고 피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당당한 주체로서의 능동적 참여자이자 적극적 행위자입니다.

각자 쓰레기 줄이기, 일회용 용기 사용 안하기, 육식 줄이기, 비행기 덜 타기, 소비 줄이기 등 일상생활상의 작은 실천부터 악성 탄소배출기업 상품 불매 운동이나 관련 정부정책에 대한 청원운동(ex. 청와대 청원운동) 그리고 국회와 정당에 대한 압력 운동 등을 활발하게 펼쳐나가고 나아가 각종 정치운동을 전개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각계각층, 분야별, 지역별, 직장별로 적극적인 대중조직화와 홍보 및 연대 활동을 실천할 수 있을 것이며, 각종 온라인 활동을 실행해나가고 오프라인 집회 등의 운동을 결합할 수 있습니다. 창의적이고도 다양한 형태의 활동이 각 현장에서 민주적 방식으로 논의되고 결정되어 역동적으로 실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진정 민주주의의 모습일 것입니다. 우리는 현재의 기후 위기를 이겨내기 위한 시민들의 이러한 주체적 활동과 운동을 ‘기후 민주주의’라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기후 위기 극복을 지향하는 이러한 ‘기후 민주주의’의 장엄한 흐름이 커다란 힘으로 발전할 때, 비로소 오늘 심각한 이 기후 위기를 막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개개인들의 노력들이 모여 거대한 바람과 물결로 커나간다면 반드시 정부 정책도 국제사회의 협약도 바꿔낼 수 있으며, 마침내 엄중한 기후 위기도 극복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한국이 기후위기 극복에서도 세계에 모범을 보일 수 있습니다

오늘의 기후 위기 문제는 전 지구적 문제로서 그저 우리나라만 잘 해서 될 문제가 아니라는 반론도 제기될 것입니다. 그러나 코로나 19 국면에서 우리나라는 모범적 사례를 만들었고, 이는 전 세계에 코로나 감염병 관리와 극복의 좋은 모델이 되었습니다. 마찬가지로 기후 위기의 문제도 우리가 잘 해결해나가면 전 세계의 실천을 잘 이끌어갈 수 있습니다.

특히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은 코로나 국면에서도 모든 사람들이 자각하여 마스크 쓰기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일상화하면서 자기 자신을 지키고 그것이 다른 사람들과 전체 사회를 지키는 큰 성과를 거뒀습니다. 기후 위기를 극복하는 운동에서도 내가 실행하는 조그마한 실천은 비단 나 자신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나아가 전체 사회 그리고 전 세계를 지켜주는 기후 위기 극복운동의 출발점이며, 그것은 동시에 커다란 성과를 내는 귀중한 모델로서의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해낼 것입니다.

마침 트럼프의 ‘퇴장’으로 우리 인류 전체의 생존에도 의미 있는 활로가 열린 만큼 이 기세를 타고 전 세계적으로도 좋은 활동과 성과가 있을 것을 굳게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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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준섭

1970년대말부터 90년대 중반까지 학생운동과 민주화 운동에 몸담았으며, 1998년 중국 상하이 푸단(復旦)대학으로 유학을 떠나 2004년 국제관계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회도서관 조사관으로 일했다. <변이 국회의원의 탄생>(2019), <광주백서>(2018), <대한민국 민주주의처방전>(2015) , <사마천 사기 56>(2016), <논어>(2018), <도덕경>(2019)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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