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장애 비하'...인권위가 '재발방지' 권고 내렸다

정치인 권고는 처음...정치인 혐오표현 제동 걸릴까

국가인권위원회가 '장애인 비하' 논란을 일으킨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라는 취지의 권고를 결정했다. 인권위의 이번 결정을 계기로 향후 정치인들의 혐오 표현 사용에 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

인권위 관계자는 26일 프레시안과 한 통화에서 "24일 전원위원회에서 결정된 사안"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관계자도 "특별한 언급이 없다"면서 사실상 인권위 권고 사실을 시인했다. 민주당 다른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인권위가 권고한 재발 방지 대책과 관련해 "당에서 이미 기존에 성인지 교육, 장애인 관련 교육을 해오고 있기 때문에 예전에 했던 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사고로 척수장애인이 된 '영입 인재 1호' 최혜영 강동대 교수에 대해 지난 1월 15일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언급하면서 "선천적 장애인은 의지가 약하다고 한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이 대표의 발언이 장애인에 대한 차별 행위라고 주장하며 같은 달 인권위에 차별 시정을 요구하는 진정을 제기했다.

이 대표는 그에 앞서 2018년 12월에도 민주당 전국장애인위원회 발대식에서도 "정치권에는 저게 정상인가 싶을 정도로 정신장애인들이 많이 있다"고 말해 비판을 받았다.

인권위는 지금까지 정치인의 혐오 발언과 관련해선 각하하거나 주의를 주는 수준의 조치를 내렸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의 경우 "여성은 자기를 다듬어줘야 된다", "동성애는 담배보다 유해하다", "동성애로 에이즈가 늘어난다" 등 꾸준히 혐오 발언을 해왔다. 인권위는 그러나 김 전 지사에 대한 혐오표현 진정에 대해 "구체적 피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지난해 11월 각하 결정을 내렸다.

장애인 비하 발언을 한 홍준표 무소속 의원,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문희상 국회의장, 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등에 대한 진정도 지난해 12월 각하했다.

인권 단체 측은 인권위의 결정을 환영하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인권위가 정치인 혐오 발언 문제에 더 적극 나서야 한다고 했다.

명숙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활동가는 "인권단체에서 지금까지 많은 정치인들에 대해 진정을 넣었음에도 각하됐는데 이번에 권고 조치를 한 것은 인권위가 혐오차별대응기획단을 설치한 이후에 어느 정도 진전을 이룬 것"이라면서 "정치적 지도자의 혐오 발언에 단호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한 유엔 자유권위원회 등 국제사회 권고에 따른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장애인 혐오뿐 아니라 성 소수자 비하 발언 등 더 다양한 혐오 표현에 대해서도 단호해질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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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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