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외교관 성추행, 송영길 "문화의 차이" 논란

정의당 "문화적 차이 운운한 그 자체가 성추행 옹호한 행동"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뉴질랜드 주재 외교관의 현지인 성추행 사건에 대해 "문화의 차이"라는 주장을 해 논란을 예고했다. 정의당에서는 "문화적 차이를 운운한 그 자체가 성추행을 옹호한 행동"이라며 즉각 비판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 의원은 1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뉴질랜드에 있으면서 현지 직원을 성추행했다고 하는 그 의혹에 대해 외교부로부터 보고를 받은 게 있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보고를 받았는데 참 이게 문화의 차이도 있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25일 뉴질랜드 방송 <뉴스허브>는 한국 외교관 A씨가 2017년 말 뉴질랜드 주재 한국대사관에서 근무하면서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가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방송은 A씨의 혐의가 징역 7년에 처할 수 있는 중범죄이지만 한국 정부의 비협조 탓에 경찰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같은 달 28일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에서 이 문제를 거론하면서 양국 사이의 외교 문제로 부상했다. 지난 3일 외교부 당국자는 "뉴질랜드 측이 공식적으로 우리에 대해 요청을 하면 형사 사법 공조라든지 범죄인 인도 등의 절차에 따라 우리는 협조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며 외교관 A씨를 한국으로 귀임시키는 인사 조치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현재 뉴질랜드 법원은 A 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고 뉴질랜드 외교부는 한국 정부에 수사에 대한 협조를 요청한 상태다. 다만 뉴질랜드 당국은 아직 A 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 요청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송 의원은 "같은 남자끼리 배도 한 번씩 툭툭 치고, 엉덩이도 치고 했다고 (영사가) 주장하는 사이"라며 "뉴질랜드는 동성애에 대해서 상당히 개방적인 곳이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에 있는 주뉴질랜드 대사도 남성, 자기 부인이 남성으로 동반해서 근무하고 있다"고 했다.

또 "여기에 대상이 제 아내도 (피해자로) 여성 직원으로 오해하고 있던데 그게 아니라 피해자 분이 40대 초반에 180센티미터, 덩치가 저만한 남성 직원이다"라며 동성 간에는 성추행 피해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식의 주장을 했다.

거듭 "이 피해자분이 그런데 가해자로 알려진 영사하고 친한 사이였다는 거다. 같은 남자끼리"라고 강조했다.

송 의원은 A외교관을 뉴질랜드로 송환해야 하는 것은 "'오버'로 보인다"며 "(뉴질랜드)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 속에서 이런 문제 제기하는 것은 섣부르다고 생각한다"고 뉴질랜드 총리의 소통방식을 지적하기도 했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문화적 차이를 운운한 그 자체가 성추행을 옹호한 행동이며, 성폭력에 무감각한 사회를 만드는데 일조한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을 깨닫길 바란다"고 즉각 비판했다.

조 대변인은 "상대가 이성이든 동성이든 성추행은 말 그대로 성추행이다. 상대가 원하지 않는 행위를 일방적으로 행한 폭력적인 행위인 것"이라고 했다. 이어 "또한 피해자는 국적을 가리지 않는 만큼 한국 정부는 성추행 혐의에 대해 적극 협조해야 함을 다시 한번 밝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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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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