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정 "원피스 때문에 두 시간째 인터뷰하고 있습니다"

본회의장 '원피스' 논란 언론 태도에 쓴소리…"일하는 모습도 다뤄달라"

"사실 제가 두 시간째 이거(전화 인터뷰)하고 있습니다. 제가 상임위에서 정책적인 질의, 현안 질의도 많이 했었습니다. 노동 부문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그것보다 원피스로 하루 종일 인터뷰를 하고 있으니…. '여성 정치인이 원피스로 소비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어요. 화제가 되어서 마이크가 오는 것도 있겠지만, '맥스터', '쿠팡 노동자'도 다뤄주세요. 일하는 모습도 다뤄주십시오. 정책에 대한 질문도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류호정 정의당 의원)

5일 하루 종일 화제가 된 류호정 의원의 당부다. 원피스가 아니라 '일'하는 모습을 주목해달라는 것.

전날 류 의원의 본회의장 퇴장 모습이 한 통신사 카메라에 잡힌 이후, 여당 지지자들과 '일베' 등 극우세력은 성희롱성 발언을 쏟아냈다. 언론은 이러한 성희롱 발언을 직접 인용하며 일제히 기사를 썼다. '자극적인 댓글을 이용한 클릭수 경쟁'이 펼쳐진 셈이다.

류 의원은 이날 <프레시안>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처음 화제가 됐을 때는 '이게 뭐야?' 했는데, 성희롱성 발언이 너무 많았다. 거기에 자극적인 기사 제목이 있었다. 심지어는 '그런 식으로 입고 '미투'하지 말아라, 자처한 것', '그런 옷 입으면서 네 탓'이라는 내용까지 있었다"고 했다. 이어 "그 원피스는 설명하기조차 민망한, 흔한 원피스고 일상복이다"라고 강조했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잠시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류 의원은 "이렇게 흔한 복장을 보고도 혐오표현을 한다면, 보통 여성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할지 나에게 투영시키는 것 같았다. 오히려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공인이라서 공론장에 그런 혐오 표현들이 전시되어서 수면위로 떠오른 게 다행이다. 우리는 이 문제를 이제부터라도 직시하고 바꿔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 의원은 성희롱 댓글에 대한 법적 대응 계획을 묻자 "법적 조치는 아직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다만, "국회도 일하는 곳이고 다르지 않다. 성희롱은 어떤 핑계를 대도 성희롱"이라고 했다.

자신의 복장이 화제가 된 것에 대해서는 "논란이 될 줄 몰랐다"며 "17년 전에 (유시민 전 의원이) 빽바지 입었던 (것으로 논란이 일었던) 곳인데 17년 동안 변한 게 없다니, 국회 안에 다양성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답했다.

류 의원은 여성들을 향해서도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그는 "여성들은 이런 문제가 불거지면 또 자기검열을 하게 된다. 자기검열을 할 사람들은 성희롱을 한 사람들이다. 일상을 살아가는 여성들은 자기검열을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류 의원은 전화 인터뷰 말미에 앞으로 자신의 복장에 대해 많은 언론과 대중들이 관심을 갖게 된다면 자신은 옷을 잘 입는 편이 아니기에 걱정이 된다는 농담섞인 자조를 던졌다.

"제가 입고 싶은 것을 입을 것입니다. 일하기 불편함 없는 옷, 입고 싶은 옷을 입고 본회의장으로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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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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