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모친 빈소 조문행렬..."성폭력 범죄 마주한 한국의 현실"

정의당 "'성폭력에도 지지 않는 정치권 연대'로 비춰질까 우려"

수행비서 성폭행 혐의 등으로 광주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 모친의 빈소에 여권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6일 "피해자에게 한국 사회에 '성폭력에도 지지 않는 정치권의 연대'로 비춰지진 않을지 우려스럽다"고 입장을 냈다.

조 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 브리핑을 통해 "안 전 지사는 모친이 별세한 다음 날인 5일 밤, 형 집행정지 및 귀휴 조치를 받았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애도를 표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 4일 안 전 지사의 모친은 숙환으로 세상을 떠났고, 수감 중인 안 전 지사의 형집행정지가 결정됐다. 안 전 지사는 이날 새벽 빈소에 도착해 오는 목요일 오후까지 장례를 치를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박병석 국회의장, 이해찬 민주당 대표, 김태년 원내대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 등은 조화를 보내 조의를 표했다.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는 조화에 이어 직접 빈소를 찾아 조문을 했고, 민주당 이낙연·윤호중·이광재·기동민·박용진 의원, 김부겸·백원우·이규희 전 의원, 정세균 총리와 박원순 서울시장, 김경수 경남지사 등 여권의 유력인사들이 빈소를 찾았다.

조 대변인은 "문제는 빈소에 여권 정치인부터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공직과 당직을 걸어 조화와 조기를 보내고 있다는 점"이라며 "더불어민주당 대표, 원내대표, 대통령이라는 직책을 걸고 조화를 보낸 이 행동이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정치인으로서 무책임한 판단에 불과하다"고 짚었다.

조 대변인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는 위력에 의한 성폭력 사건의 가해자로 대법원에서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며 "차기 대권주자인 유력 정치인으로부터 일어난 성폭력 사건으로 정치권력과 직장 내 위력이 바탕이 된 범죄인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에 정치권력을 가진 이는 모두가 책임을 통감했고, 민주당 역시 반성의 의지를 표한 바 있다"며 "그런데 오늘의 행태는 정말 책임을 통감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끊이지 않는 2차 가해 앞에 피해자는 여전히 일상에서의 힘겨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오늘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투비디오’ 운영자인 손정우는 성범죄에 관대한 법원의 잘못된 결정으로 미국 송환 불허 판정을 받았다"며 "이 같은 판정과 빈소에 걸린 여권의 조화를 본 많은 국민들은 분노하며 ‘손정우는 한국으로, 안희정은 정계의 품으로’라고 말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성폭력 범죄를 마주한 한국의 현실을 짚어준 셈"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공직과 당직에 부끄럽지 않은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의 모습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빈소를 찾은 이낙연 민주당 의원은 안 전 지사에게 "많이 애통하시겠다"는 위로를 전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조문 후 취재진의 질문에 "같은 시기에 지사로 함께 일을 한 인연이 있다"며 "그 전에는 2002년 대선 때 저는 당시 노무현 후보의 대변인이었고 안 전 지사는 노무현 후보의 보좌진에 속해 있었다"고 과거 인연을 설명했다.

김부겸 전 의원도 빈소를 찾은 뒤 "(안 전 지사가) 여러가지로 어려운 사정인데 이런 일까지 당했으니까 당연히 와야 한다"며 "서로 격려와 위로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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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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