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 '비차' 테마공원 조성 놓고 갈등

시 “조선의 비행기 비거는 매력적인 관광자원”

'비차' 테마공원 조성을 두고 불거진 갈등이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비거(飛車) 또는 비차는 ‘하늘을 나는 수레’라는 의미로 진주성의 화약군관이었던 정평구(1566~1624)가 만든 비행체로 알려져 있다.

조규일 진주시장은 이를 관광자원화하기 위해 공약사업인 ‘원더풀 남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올해 초 비거 테마공원 조성사업을 발표하며 본격 추진 중이다.

▲25일 역사진주시민모임은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거 타고 탈출한 성주 이야기의 관광자원화에 반대한다"고 밝혔다.ⓒ프레시안(김동수)

이가운데 역사진주시민모임은 25일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거 타고 탈출한 성주 이야기의 관광자원화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역사진주시민모임은 “비거에 대한 기록은 임진왜란 160년 뒤인 1754년, 신경준 여암유고에서 각색·기록됐다. 임진년(1592) 진주성 전투에서 비거가 날았다는 객관적 자료가 없어 실체의 존재가 의심스럽다”며 “임진왜란 관련 수많은 문헌에서도 언급되지 않은 신빙성 없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진주에서 일어난 임진왜란의 자랑스럽고 애통한 역사를 거짓의 역사로 덮어서는 안 된다”며 “비거 이야기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왜군에 항전하다 목숨 잃은 진주성 전투의 선조들을 욕보이는 일이다. 날조된 기록을 감싸는 것은 우리 후손들을 기만하는 행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날 비거 테마공원 조성사업 추진계획 철회, 역사적 고증 추진, 제대로 된 역사 홍보 등을 시에 요구했다.

이에 대해 진주시는 반박자료를 통해 시민단체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한 뒤 관광자원화 계획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실체적 존재가 없다는 주장에 대해 "'오주연문장전산고'에 조선 사람이 만들 수 있었으되 세상에 전하지 않았다"는 기록이 남았다고 소개했다.

이어 "역사적 사실과 관광자원의 문제는 전혀 다른 문제이다. 이는 춘향전, 흥부전, 홍길동전, 최참판댁 등 다른 지역의 관광자원화 사례에서 입증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문헌이 날조됐다는 내용에 대해선 "날조 근거도 없고 당시 유명한 분들이 심사숙고해 쓴 문헌에 대해 헐뜯어서는 안된다"고 꼬집었다.

이규경 선생이 신경준 선생의 글을 날조했다는 것은 억지 주장이며 신경준 선생의 '거제책'보다 이규경 선생의 '오주연문장전산고'가 훨씬 자세하고 고증학적인 사료로 평가된다고 일축했다.

사람을 실어나를 비행체를 만들 수준이 아니라는 주장에 대해선 "한 방송에 출연한 과학 전공 학예사가 같은 질문에 '16세기 조선의 과학은 15세기 조선의 과학에 힘입어 충분히 비거를 만들 수 있다'는 대답을 했다"고 전했다.

한편 진주시는 도시공원 일몰제에 대비해 700억 원으로 토지를 매입한 망경공원에 민간자본 450억 원(유스호스텔 200억, 전망대 100억, 모노레일 120억, 짚라인·비거형 50억)을 유치해 3가지 테마(비거테마존, 리사이클존, 생태존)로 망진산 일원에 비거테마공원을 2022년 준공 및 개관 계획으로 관광산업 육성과 구도심의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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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수

경남취재본부 김동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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