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지역화폐 '동백전' 예산 바닥에 결국 캐시백 축소

확보한 예산 485억 중 400억 소진...5월부터 50만 원에 6%로 조정

코로나19 사태로 침체된 지역 경기 활성화를 위해 확대 지원되던 부산의 지역화폐 '동백전'의 캐시백과 한도가 예산안 부족으로 결국 감소하게 됐다.

부산시는 오는 5월 1일부터 동백전 캐시백 한도금액을 100만 원에서 50만 원, 요율은 10%에서 6%로 축소한다고 밝혔다.

▲ 동백전 카드 모형. ⓒ부산시

시는 애초 오는 6월까지 캐시백 한도금액과 요율을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할 계획이었으나 가입자 증가에 따른 사용금액 급증으로 지원될 예산이 바닥을 드러냈다.

지난 28일 기준으로 가입자 수는 75만 명을 넘어섰으며 동백전 충전금액은 4600억 원이고 결제액은 4000억 원으로 결제금액의 10%인 400억 원이 캐시백으로 지급됐다.

그러나 부산시가 확보한 캐시백 예산은 485억 원에 불과해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지원이 어려워지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또한 동백전 운영사인 KT에 지급해야 하는 수수료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수료는 발행금액의 1%가량으로 현재 상황에서도 40억 원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다.

시는 3월 통계기준으로 50만 원 이하 사용비율이 전체 가입자의 70% 이상인 점을 고려해 캐시백 한도금액과 요율을 축속한다고 밝혔으나 갑작스러운 발표에 가입자들은 반발하고 있다.

한 동백전 가입자는 "6월까지 캐시백이 10%인 줄 알고 있었는데 갑자기 5월부터 축소한다는 얘기를 듣고 당황했다"며 "미리 알리지도 않고 이틀 전에서야 발표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시는 이러한 반발의 대안책으로 GS편의점 일부 품목에 대해 '1+1 행사'와 지역 내 프랜차이즈 가맹점과 제휴를 맺어 자체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한다고 발표했으나 실제 효과를 발휘할지는 의문이다.

부산참여연대 양미숙 사무처장은 "코로나19 이후 이용 추이에 대한 기본적인 예측도 하지 못한 것이다. 캐시백 폭과 기간도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했어야 하는데 하지도 않아 지역화폐 추진 의지도 없어 보인다"며 "급하게 출시한 뒤에 KT가 다양한 컨텐츠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아무것도 없이 100억 원 정도의 수수료만 떼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부산시 관계자는 "어려운 예산사정 속에서 시민과의 약속을 위해 예산을 추가 확보한 만큼 앞으로도 많은 성원을 부탁드리며 예산소진으로 캐시백이 중단되더라도 일반 체크카드로 계속 사용할 수 있으니 지속적인 이용을 부탁드린다"며 "향후 캐시백 이외에도 더욱 다양한 혜택과 사용 편의 개선으로 지역발전의 역할을 다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지역화폐 모델을 만들어 시민들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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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경

부산울산취재본부 박호경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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