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지방선거를 통해 부산시장으로 당선된 오거돈 시장이 임기 2년을 채우지 못하고 '성추행 논란'으로 인해 전격 사퇴했다.
오 시장은 23일 오전 11시 시청 9층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부로 부산시장 직을 사퇴하고자 한다"며 공식 사퇴를 선언했다.
그는 "350만 부산시민 여러분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책임을 이루지 못해서 이루 말할 수 없는 송구함을 느끼고 있다"며 "그러나 한 사람에 대한 책임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한 사람에 대한 저의 책임이 너무 크기 때문에 이러한 결정을 할 수밖에 없음을 고백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퇴를 결정하게 된 이유로 "저는 한 사람에게 5분 정도의 짧은 면담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했다. 이것이 해서는 안 될 강제 추행으로 인정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며 "경중에 관계없이 어떤 말로도, 행동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다"고 성추행이 있었다는 사실을 밝혔다.
또한 "이러한 잘못을 안고 위대한 시민 여러분들께서 맡겨주신 시장직을 계속 수행한다는 것은 부산시장으로서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이 어려운 시기에 정상적인 시정 운영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모든 허물을 제가 짊어지고 용서를 구하면서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직자로서 책임지는 모습으로 피해자분들께 사죄드리고 남은 삶 동안 참회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며 "아울러 시민의 여러분의 기대를 저버린 과오 또한 평생 짊어지고 살겠다. 한 가지만 간절하게 부탁드린다. 피해자분께서 또 다른 상처를 입지 않도록 시민 여러분께서 보호해 주시기 바란다. 모든 잘못은 저에게 있다"고 설명했다.
끝맺은 말을 이어가던 오 시장은 눈물을 흘리며 "저는 3전 4기 도전을 거치면서 시장이 된 이후 사랑하는 부산을 위해 참 잘 해내고 싶었다. 이런 부끄러운 퇴장을 보여드리게 되어 너무나 죄송스럽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 바로 이것이라 생각한다. 부산을 너무너무 사랑했던 한 사람으로 기억해 주시기 바란다"고 사퇴 입장을 마무리했다.
한편 이날 오 시장이 오전 8시 30분에 시청사 15층 재난상황실에서 열리는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국무총리 주재) 참석을 위해 아침 일찍 출근한 후부터 사퇴설이 흘러나오면서 시 공무원들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기도 했다.
일부 고위 공무원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냐"며 긴박하게 오거돈 시장의 거취가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공무원은 "아무리 그렇더라도 정해진 임기는 마무리하고 나가야 하는 것이 아니냐"며 갑작스러운 사퇴에 볼멘 목소리를 전하기도 했다.
부산시는 오 시장의 사퇴에 따라 변성완 행정부시장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될 것으로 보이며 부산시의회도 갑작스러운 오 시장의 사퇴에 따라 긴급 의총회의를 열기로 결정하고 향후 시정과 관련된 업무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공직선거법 제35조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장의 보궐선거가 매년 4월 첫째 주 수요일에 진행되는 만큼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오는 2021년 4월 7일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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