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상호·김비오·최택용, 부산 총선 '급부상'

4선 조경태, 자객 공천 이상호에 긴장...김비오·최택용 험지서 초박빙 당선 기대

4·15 총선을 앞두고 본격적인 선거 운동이 전개되면서 일방적인 결과를 예상했던 부산의 일부 지역구가 더불어민주당 후보자들의 선전과 여당 지지세 상승에 힘입어 격전지로 부상하면서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먼저 미래통합당 후보자 중 유일한 4선 의원인 현역 조경태 후보가 출마한 부산 사하을의 경우 보수텃밭이었던 부산에서 유일하게 민주당계 후보로 3선에 성공한 덕에 비교적 여유 있는 우세가 점쳐진 곳이었다.

▲ 부산 사하을 더불어민주당 이상호 후보와 미래통합당 조경태 후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그러나 민주당에서 조경태 후보의 대항마로 친노핵심이자 필명 '미키루크'로 유명한 이상호 전 노사모 부산대표를 공천하면서 민주당 지지세를 결집하고 있어 현재 판세를 예측하기 어려운 지역으로 뒤바뀌고 있다. 실제 이상호 후보는 선거 운동 시작과 함께 오전 7시부터 밤늦게까지 지역을 누비면서 주민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하며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이상호 후보는 "낙후된 사하를 발전시키라는 주민들의 요구가 많다. 16년 동안 뭐했냐는 조경태 의원에 대한 원성이 높다"며 "지금 사하을에는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는 선수 교체를 해야 한다는 변화의 큰바람이 휘몰아치고 있다. 조경태 의원도 느끼고 있을 것이다"고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런 상황에 대해 조경태 후보는 "주민들은 저격수가 아니라 사하구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자객 공천을 비판하는 등 오히려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4선 후보와 원외 후보의 대결을 두고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 지칭했지만 실제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여론이 들썩이자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 더불어민주당 김비오 중·영도구 후보와 최택용 기장군 후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이상호 후보가 출마한 사하을과 함께 격전지로 급부상한 중.영도구와 기장군은 오랫동안 지역에서 민주당을 지켜왔던 김비오 후보와 최택용 후보가 출마했다. 이들 2명이 또다른 주목을 받는 이유는 68년 동갑내기 친구들이라는 점이다. 지금은 없어진 부산 동광초등학교 동기로 어린 시절부터 친분이 있었으며 정치 활동을 하면서 힘들 때 의지하거나 서로 도와주면서 역량을 키워왔다.

먼저 최택용 후보는 지난 2004년 제17대 총선에 열린우리당 후보로 부산 해운대·기장 선거구에 출마하면서 최연소 부산 지역위원장이라는 타이틀을 가지는 등 정치 구력이 녹록지 않다. 이번 총선 직전까지 기장군지역위원장을 맡아 지역 현안에 대해 앞장서서 목소리를 내며 불출마한 오규석 기장군수를 긴장하게 만든 인물이기도 하다.

최택용 후보는 "민주당도 통합당도 누구 하나 유리한 곳이 아니다"고 말하면서 신중한 모습을 보였으나 실제로는 민심이 많이 돌아섰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강하게 나타내고 있다. 허나 유력 후보였던 오규석 군수와 현직 윤상직 의원의 불출마에도 정동만 통합당 후보를 중심으로 보수 세력이 결집하고 있어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김비오 후보는 4차례 낙선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중·영도를 꾸준히 지켜오면서 주민들의 덕망을 두텁게 쌓아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이 생전에 거주했던 영도가 있는 곳이기에 김비오 후보의 당선을 내심 기대하며 지원사격에 집중하는 지역구 중 하나다.

김비오 후보는 "떨어지고 더 떨어지고도 밑바닥에서 지역민들의 손을 잡고 마음을 담는 정치를 해왔다"며 "저는 이번 선거에서 승리할 것이고 중·영도의 전성시대를 만들겠다"고 굳은 결의를 다지고 있다.

미래통합당에서는 3선 영도구의원과 재선 부산시의원을 지낸 황보승희 후보를 내세웠다. 그녀는 김형오 키즈, 김무성 키즈, 영도의 딸 등 다양한 수식어로 불릴 만큼 지역에서 인지도가 큰편이나 현재 세습공천 등의 비판을 강하게 받고 있다 . 이들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이 박빙으로 드러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이들 민주당 3인방이 출마한 지역구는 부산에서도 험지 중에 험지로 손꼽히고 있으나 최근 코로나19를 대처하는 한국의 의료시스템이 국제사회로부터 찬사를 받으며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가 높아지고 있고 민주당 지지도 역시 상승세를 타고 있어 분위기 자체는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여론조사기관 갤럽에 따르면 지난 3일 발표한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를 보면 잘하고 있다(56%)가 잘못하고 있다(36%)보다 높게 나타나 긍정 평가가 앞섰다. 지난해 부정평가가 앞섰던 부울경에서도 긍정(50%)이 부정(43%)보다 높게 나타났다.

정당 지지도를 보면 민주당이 41%, 통합당 23%, 정의당과 국민의당이 각각 4%를 기록했으며 무당층이 22%로 나왔다. 부울경만 놓고 보더라도 민주당이 37%로 가장 높았고 통합당은 32%, 정의당 3% 순으로 지지도가 결집되고 있었다.

다만 21대 총선 기대 항목에서는 전국적으로 정부 지원 위해 여당 다수 당선(47%)이 견제 위해 야당 다수 당선(37%)보다 높은 데 비해 부울경은 야당 당선이 44%, 여당 당선 40%로 엇갈리는 결과가 나온 만큼 막판 표심 잡기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여론조사는 지난 3월 31일부터 4월 2일까지 사흘간 유·무선전화 무작위걸기 표본 프레임으로 무작위 추출한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2명에게 전화조사원 면접 방식으로 시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4%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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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경

부산울산취재본부 박호경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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