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서청원 한국당 탈당 "마지막 심판을 받았다"

"계파갈등, 역사에 기록될 비극적 도돌이표"

'친박 좌장' 격인 서청원 의원(8선)이 자유한국당 탈당을 선언했다. 서 의원은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노병은 결코 죽지 않고 다만 사라질 뿐, 나도 마찬가지"라며 "이제는 내가 당에 도움을 줄 수 없기에 조용히 자리를 비켜주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자유한국당이 불신의 회오리에 빠졌다. 아직도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친이와 친박의 분쟁이 끝없이 반복되며 한 발짝도 못 나가고 있다"며 "내가 자리를 비키는 결정적인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당내 계파 갈등을 "역사에 기록될 비극적 도돌이표"라며 "친이와 친박의 분쟁이 두 분의 대통령을 감옥에 보내지 않았냐. 역사는 그렇게 기술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 의원은 이어 "당이 위기다. 해체의 위기에 몰렸다"며 "언제 위기가 아니었나 싶지만, 위기에 제대로 대응치 못하고 거듭된 실수로 결코 국민의 마지막 심판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무기력하게 폐허에 울고만 있을 수는 없다"며 "국가는 계속 살아야 하고 국민은 오늘도 어김없이 살림을 해야 하고, 보수정당도 다시 살려내야 한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실종된 정치'가 복원되어야 한다"며 "보수 정당이 다시 태어나 튼튼하게 국가를 지키는 것이 정치복원의 첫 걸음이라 믿는다"고 했다. 그는 "정치가 실종된 빈자리에 오만, 독선이 자리 잡고 독주가 횡횡한다"며 "국민의 분노를 자초한 보수진영 정치인들의 책임이 크다. 진심으로 사죄한다"라고 했다.

그는 "이제 연부역강(年富力强)한 후배 정치인들이 정치를 바로 세워 주시고, 새로운 희망과 비전을 열어주시길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서 의원은 박근혜 정부 시절 당내 친박 맏형으로 늘 계파 갈등의 중심에 있었다. 그로 인해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늘 '친박 청산'의 일순위 인사로 지목되어 왔다. 그의 탈당으로 친박계 의원들에 대한 청산 요구가 거세질지 주목되는 가운데, 오히려 그의 탈당을 방패로 친박계가 물밑에서 부활을 도모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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