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석준 "전국 시·도교육청 평가 1위는 큰 보람"

4대 공약 핵심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부산, 교육격차 없는 부산 등 내세워

대한민국의 교육 현실은 지금까지 대학입시라는 틀 안에 갇혀 학생들을 입시지옥으로 내몰고 있다. 이는 학부모들의 지나친 교육열과 발맞춰 사교육의 집중화를 일으키며 경제적 현실에서 발생하는 교육격차를 심화시키고 있다. 이와 더불어 빈번하게 발생하는 학내폭력과 성추행을 포함한 각종 비리는 교육 당국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을 더욱 차갑게 만들고 있다.

특히 부산은 오랫동안 이어진 동·서간의 빈부격차로 인해 양권역간의 교육격차 또한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 결국 경제적으로 앞서 있는 동부산권 내에서도 지역 간의 격차가 발생하는 등 부산의 교육 현실은 이미 경제적인 요인을 넘어서 지역사회의 복합적인 문제로 작용하고 있어 근본적 해결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또한 지난해 여론을 들끓게 했던 '여중생 폭행 사건'에 이어 학교 체육부 교사의 '학부모 돈 상납' 비리 등 사회적인 문제가 끊이질 않으면서 부산교육의 어두운 뒷모습을 여실히 보여줬다. 이에 교육수준 향상도 중요하지만 학생과 학부모, 교사 모두가 깨끗한 교육환경을 만들어 가야 한다는 필요성이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김석준 후보는 지난 4년간 부산교육을 이끌며 청렴도 1위와 교육청 평가 1위라는 성과를 만들어 냈다. 그는 지역에서 실시한 각종 지지율 조사에서도 현재까지 보수 단일화 후보와 20% 이상의 격차를 벌리며 앞서 나가고 있다. 그러나 지역 교육계 일각에서는 이러한 실적들이 현실적으로 학생들을 위한 교육현장에는 필요 없는 전시행정이라는 냉정한 비판 또한 제기되고 있다. 김석준 후보가 만약 재선에 성공한다면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로 보여진다.

<프레시안>은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시교육감 재선에 도전한 김석준 후보를 만나 그가 생각하는 부산교육의 문제점과 해결책, 그리고 앞으로 부산교육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아래는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후보와의 인터뷰 내용.

프레시안 : 부산교육감 재선 도전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는가?

김석준 후보 : 앞으로 4년은 부산교육의 미래를 결정할 골든타임으로 이제 주입식·암기식 낡은교육에서 벗어나 창의력을 키우는 미래교육으로 나아가야 한다. 사실 이전 정부에서는 교육부와 교육청 간의 대립과 갈등이 많았다. 하지만 새 정부에서는 교육부의 권한을 교육청으로 이관하기로 했고 새 정부의 교육정책이 우리 교육청의 정책과 거의 일치한다. 그동안 다져온 기반을 토대로 정부와 갈등 없이 4차 산업혁명 등 급변하는 교육환경에 맞춰 부산교육을 제대로 변화시켜 나갈 생각이다.

저는 4년 전 교육감 선거에서 약속했던 청렴도 1위 달성, 중학교 무상급식 전면 실시, 혁신학교 30개교 이상 운영이라는 3대 핵심공약을 모두 이행했으며 교육부의 전국 시·도교육청 평가에서도 1위를 차지한 성과를 바탕으로 공부 잘하는 아이, 못하는 아이를 가리지 않고 모두가 자신의 꿈과 끼를 키울 수 있게 하겠다. 또한 부모님들이 믿고 맡길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고 선생님들이 자긍심을 갖고 교육에 전념할 수 있게 하겠다.

프레시안 : 지난 4년 간 교육감으로서 추진해온 공약과 그에 대한 성과, 부족했던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김석준 후보 : 취임 당시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16위였던 청렴도를 2015년 7위, 2016년 5위로 올린 데 이어 2017년에는 전국 1위로 올려놨다. 이어 2017년 교육부의 전국 시·도교육청 평가에서도 우리 교육청이 1위를 차지해 큰 보람을 느낀다. 이로 인해 부산교육 가족들도 실추된 자존감을 되찾았다. 시민들의 신뢰도 많이 회복하게 됐고 부산교육의 브랜드가치도 크게 높아졌다. 이러한 성과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아쉬웠던 부분은 전 정부 시절 정부와 시·도교육청 간 대립과 갈등 구조가 지속됐던 점을 들 수 있다. 특히 '누리예산'이나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둘러싼 소모적 대립에 상당한 에너지를 쏟아붓는 바람에 부산교육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지 못한 것과 열악한 교육재정으로 인해 비정규직 등 교육 가족들의 다양한 요구를 충분히 수용할 수 없었던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후보. ⓒ프레시안

프레시안 : 남북정상회담 이후 교육계에서는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통일교육도 주요한 주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남북경제교류와 함께 통일교육 방향에 관련한 계획은 가지고 있는가?

김석준 후보 : 이미 얼마 전에 교육청에서도 통일교육에 대한 안을 발표했었다. 그러나 지금의 통일교육은 더불어 함께 되자는 것보다 안보교육처럼 흘러가고 있기에 제가 다시 교육감이 된다면 통일교육에 대해 학생들이 새롭게 인식하고 남의 일이 아니라 더불어 살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인식을 제대로 심어줄 수 있도록 통일교육의 내용을 전반적으로 보강하겠다.

또한 남북대치에 의해 안보강의 중심으로 해왔던 교육이 아니라 발전적이고 진취적인 통일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된다. 남북 간의 관계 진전에 따라서 달라지겠으나 개인적으로 부산이 제2 도시고 국제적인 항구 도시인 것과 마찬가지로 북의 경우 원산이 제2 도시고 주요 항구이기 때문에 원산과 부산 간의 교류를 통해서 같은 비슷한 위상을 가진 도시의 교육청, 교사, 학생들 간의 교류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

프레시안 : 지난 4년의 노력에도 아직까지 부산교육의 동·서격차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대입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사교육비 증가 또한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있는가?

김석준 후보 : 부산의 경우 동·서 간 뿐 아니라 같은 지역 내에서도 신도시와 미개발 동네 간의 교육격차가 있다. 이런 격차는 사회·경제적 여건이 변화하지 않는 한 교육만으로 해소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저는 교육감으로 취임한 이후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4개 영역 23개 역점 과제를 선정해 추진해 오고 있다. 앞으로도 교육취약지역인 서부산권을 중심으로 '부산다행복학교', '다행복교육지구', '마을교육공동체', '통합방과후교육센터', '문화예술프로그램' 등 주요 교육정책사업을 우선적으로 운영하면서 격차를 줄여나갈 생각이다.

우리나라는 부모의 높은 교육열과 학력·소득수준 향상 등으로 인해 전통적인 도구교과 영역을 중심으로 사교육 수요가 여전히 높다. 부산의 사교육 참여율은 72.6%로 17개 시·도교육청 중 5번째이고 전년도 대비 증감률은 17개 시·도교육청 중 6번째이다.

그 대책으로 사교육 수요가 높은 수학, 영어, 논술 교과목과 코딩교육을 포함한 SW교육, 문화예술교육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교육 수요를 줄이는 행·재정적 지원을 지속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한 시기별·전형별 입시설명회, 찾아가는 맞춤형 진학 컨설팅을 확대해 학생과 학부모의 입시정보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 나가고자 한다. 자녀의 학력 저하에 대한 학부모의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학교 교육활동과 입시에 대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학부모가 필요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운영하겠다.

프레시안 : 최근 드러난 학교 체육부 비리를 비롯해 꾸준히 학교폭력, 성추행 문제는 끊이질 않고 발생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있는가?

김석준 후보 : 지난해 부산에서 발생한 여중생 폭행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폭력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 학교폭력은 가해자나 피해자의 개인적 특성, 가정, 학교, 사회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발생하고 있어 그 대책도 종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 교육청은 지난해 학생들을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학교폭력 대응 및 위기학생 관리 종합 대책을 마련했다. 이 종합 대책은 기존 대책의 취약부문을 대폭 보완하고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강화해 위기학생들을 선제적으로 관리하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이어 학교폭력 2차 피해 방지와 가출·장기 결석 등 위기학생 관리방안, 학교 밖 위기 학생에 대한 유관기관과 연계체제 구축, 대안교육 내실화 방안 등을 대폭 강화했다. 무엇보다 학교 내 성범죄는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특히 피해자가 제대로 보호를 받지 못하거나 2차 피해를 당하는 경우가 없도록 외부전문가 인력풀을 활용해 '성폭력 피해학생 긴급 지원단'을 구성해 원스톱으로 긴급지원이 이뤄지게 하고 있다. 성범죄 가해자에 대해선 '무관용 원칙'을 엄격히 적용해 교단에서 배제하는 것을 원칙으로 엄중 처벌하고 은폐·묵인·축소하는 관리자도 엄중 징계할 방침이다.

또한 다수의 사립학교들은 교원에 대한 징계권이 이사회에 있기 때문에 교육청에서 아무리 중징계를 요청해도 경감시켜버리거나 다른 결정을 할 경우 제재할 수단이 없다. 빠른 시일 내에 사립학교법을 고쳐 사립학교에 대한 교육청의 관리감독 권한이 뒷받침돼야 한다.

프레시안 : 이번 교육감 선거에는 보수, 중도, 대안교육 후보까지 출마하면서 복잡한 구도가 형성됐다. 각 후보자들에 대한 평가는?

김석준 후보 : 타 후보들에 대해 제가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름대로 제시하는 비전과 공약을 보고 유권자들이 판단하실 것으로 믿는다.

▲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후보. ⓒ프레시안

프레시안 : 교육감 선거의 경우 시장 선거에 비해 유권자들의 관심이 낮아 '묻지마 투표' 우려를 낳고 있다. 재선을 위한 묘책은 무엇인가?

김석준 후보 : '김석준 캠프'는 소통하는 캠프를 지향하며 낮은 자세로 선거운동에 임할 것이다. '전국 교육청 청렴도 1위'를 달성한 교육감 후보 캠프답게 공직선거법을 철저히 준수하며 '깨끗한 선거'를 치를 것이다. 특히 진보·보수, 좌·우로 구분하는 등 이념대립을 배격하고 철저한 정책선거를 펼쳐 시민들의 선택을 받겠다.

프레시안 : 부산교육청은 지난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청렴도 1위, 교육청 평가에서도 1위를 달성했다. 재선에 성공하기 위한 지역 교육 발전 공약은 무엇인가?

김석준 후보 : 제 공약의 4대 핵심 키워드는 '미래를 준비하는 부산', '아이 키우기 좋은 부산', '교육격차 없는 부산', '공부도 잘하는 부산'이다. 우선 '미래를 준비하는 부산'을 만들기 위해 모든 학교에 창의학습공간인 '메이커 스페이스'를 구축하겠다. 이와 더불어 가상현실(VR, AR, MR)과 코딩, 드론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들을 체험중심으로 교육하는 '미래교육센터'를 권역별로 설립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부산형 돌봄시스템 확대와 안전한 교육환경 구축 등을 통한 '아이 키우기 좋은 부산', 교육취약지역 지원을 위한 지역사회와 협력을 강화하고 차별 없는 교육을 위해 장애·다문화학생 지원강화 등 '교육격차 없는 부산', 수업과 진로체험 및 진학지원을 강화해 '공부도 잘하는 부산'을 만들겠다.

프레시안 : 교육을 정치와 연관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진보교육감과 보수교육감으로 구분이 돼 있는 현재 상황에서 진보교육감과 보수교육감의 차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김석준 후보 : 교육에는 진보와 보수가 있을 수 없다. 오로지 좋은 교육을 위한 비전과 정책, 헌신만이 요구될 뿐이다. 누가 우리 부산의 아이들을 위해 누가 좋은 정책을 펼칠 수 있느냐를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마지막으로 부산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해 주길 바란다.

김석준 후보 : 교육은 흔히 백년지대계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교육정책은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수립되고 일관성 있게 추진돼야 한다. 지난 2014년 교육감 선거 당시 부산을 교육만은 특별시로 만들겠다고 약속했고 그동안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부산교육에 개혁의 새바람을 불어넣었다. 교육가족들과 시민들이 함께 힘을 모아줘 부산교육에 대한 신뢰와 교사들의 자존감을 많이 회복했다.

앞으로 4년은 부산교육의 골든타임이다. 낡은교육에서 벗어나 미래교육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념과 정치에 휘둘리지 않고 오직 우리 아이와 부산교육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청렴하고 실력 있는 검증된 교육감'이 필요하다. 지난 4년간 부산교육을 이끌며 일 잘하는 교육감으로 검증된 저에게 다시 한번 부산교육을 맡겨주시면 초심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해 부산을 대한민국 교육특별시로 만들어 가겠다.

취재 : 김진흥, 박호경, 홍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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