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철 "신재민 말고도 금품 뿌린 정권 실세 또 있다"

청와대 안도 분위기…"신재민, 장관 낙마한 게 그나마 다행"

이국철 SLS그룹 회장이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 수년간 십 수억 원의 금품을 건넸다고 폭로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등의 22일 보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 전 차관 외에 또 다른 정권 실세 A씨, B씨 등에게도 금품을 건넨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2차, 3차 폭로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신 전 차관은 이와 관련해 "검찰이 빨리 수사하라고 해라"는 식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이 회장은 21일 <프레시안>과 통화에서도 "신 전 차관에게 수차례에 걸쳐 십수억 원의 금품을 건넸다"고 주장했다. '신 전 차관이 부인하고 있고, 법적 대응을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는 질문에 이 회장은 "(내가 말한 것은) 있는 그대로"라며 "본인은 부인을 하겠죠. 한 사람의 인생이 걸린 거니까"라고 맞대응할 것을 시사했다.

이 회장이 폭로에 나선 이유도 주목받고 있다. 이 회장의 주장을 종합하면 노무현 전 대통령과 부산상고 동문인 계열사 사장이 열린우리당 자금책으로 몰려 지난 2009년 검찰의 집중 기획수사를 받았고, 그 과정에서 1조 2000억 원 이상의 가치를 가졌던 회사가 무너졌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지난 8월 권재진 법무부장관 인사청문회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평생 열린우리당과 전혀 관련 없는데, (검찰이) 소환, 수사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한 후 열린우리당 자금책 역할을 추궁을 했다. (검찰이) 독대과정에서 '열린우리당 뇌물 3명 불어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 이국철 SLS 회장 ⓒ뉴시스

이 때문에 이 회장이 신 전 차관 등 이명박 후보 캠프에 줄을 대려고 했지만, 신 전 차관은 금품만 챙기고 자신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준 적이 없었다는 게 이 회장의 주장이다.

이 회장은 관련해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왜 회사가 이렇게 무너졌는지 내용을 (검찰이) 다 알고 검찰 수사받고 나오니 회사가 없어졌다. 정부기관이 워크아웃 신청해서 (회사를) 파산시키라고 하고, 선주 배 (주문) 취소도 정부가 강제로 하고, (배) 만들던 것도 자제 빼고 수천 억원을 고철로 팔아버렸다. (회사 직원) 사람까지 죽었는데 다시 다른 사정기관에 똑같이 수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 해외 순방 중 줄줄이 악재를 만나고 있는 청와대 분위기는 상당히 어둡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좀 두고보자"는 식일 뿐 대체로 말을 아끼고 있다. 김두우 전 홍보수석의 검찰 소환에 대해선 "안타깝다"는 반응이 많았지만 홍상표 전 홍보수석, 신재민 전 차관 등 홍보라인에 대한 의혹이 줄줄이 터지면선 아예 입을 닫고 있는 것.

신 전 차관 의혹 보도에 대해 일부 관계자들은 "장관 낙마한 게 그나마 다행이다. 장관 재임 중이었으면 어땠겠나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각종 확인, 미확인 의혹들도 추가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대통령은 오는 24일 귀국할 예정이다. 현재 청와대 정무, 홍보 기능이 상당한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어떻게 '정권 위기 관리'를 할 수 있을지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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