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소리없는' 열병식 진행, 왜?

'평화 분위기에 찬물' 비판 의식해 내부 행사로 치른 듯

북한이 군 창건 기념일(건군절)을 맞아 열병식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 매체가 열병식 생중계를 하지 않으면서, 북한이 대외적으로 메시지 관리에 신경 쓰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8일 "북한이 오늘 오전 10시 30분 평양에 위치한 김일성 광장에서 열병식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의 이 열병식에는 병력 1만3000여 명을 비롯해 약 5만 명 정도가 참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열병식을 진행할 때 통상적으로 관영 매체를 통해 생중계를 해왔다. 하지만 이같은 관행과 달리 이날 오전까지 북한 매체에는 열병식과 관련한 어떠한 소식도 나오지 않았다.

열병식에 외신도 초대하지 않았다. 지난해 김일성 생일 105주년 열병식에 40여개 언론사 130여 명의 기자를 초대한 것과 대조된다.

이에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북한이 외부 시선을 고려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열병식이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 대화 분위기를 깰 수 있다는 지적에 북한이 수위 조절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물론 북한이 ICBM과 같은 미국이 민감해하는 무기를 열병식에 들고 나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이 열병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미사일을 탑재한 이동식 발사차랑(TEL)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열병식 현장에서는 ICBM과 같은 무기를 보여줬더라도 녹화 중계나 보도에서 이를 편집할 가능성도 있어, 향후 북한 매체의 보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북한은 지난달 기존에 4월 25일이었던 군 창건일을 2월 8일로 옮긴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 내부적으로는 2015년부터 군 창건일을 변경했지만, 군 창건 70주년을 맞은 올해 이를 대외적으로도 공식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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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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