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당국자는 30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29일 금강산 행사를 취소한다는) 전통문을 보내온 것에 대한 답신을 보낼 예정"이라며 "관계 부처 협의 하에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통문에 유감 표명과 남북 합의 이행 촉구 중에 어떤 내용이 포함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검토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앞서 29일 통일부는 북한의 취소 통보에 대해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북한이 금강산 합동 행사를 취소한 이유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 당국자는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단기간 내에 북한과 금강산 지역에서 대규모로 행사를 하는 데 있어서 북한 나름대로 준비하는 데 부담이 있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남한의 시설에서 직접 유류를 들고 들어가는데 북한이 부담스러워 할 것이 뭐가 있느냐는 질문에 "아마 금강산 지역에 300명 이상 대규모 행사를 한 적이 많지 않아서 이런저런 부분이 부담되지 않나 싶다"라고 말할 뿐 구체적인 이유를 들지 않았다.
오는 2월 8일 북한의 군 창건 기념일에 진행될 열병식을 두고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위협적"이라고 평가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그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을 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앞서 북한은 29일 금강산 합동 행사 취소를 알린 전통문에서 "북한 내부의 경축행사까지 시비해 나선 만큼 합의된 행사를 취소하지 않을 수 없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들의 열병식에 대한 비판적 여론 때문에 금강산 합동 행사를 취소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북한이 지난 17일 남북고위급회담 실무회담에서 합의됐던 사항을 불과 보름도 되지 않아 위반했음에도, 남한만 합의 사항을 계속 이행할 것이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이 당국자는 "북한이 (합의 사항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행동"이라며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똑같이 행동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관계의 복원과 개선‧발전을 위해 중요한 것은 남북이 합의 사항을 하나하나 충실히 이행하면서 남북 간 신뢰회복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공동 목표를 같이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강산 합동 행사가 취소되면서 이르면 31일로 예정돼있는 마식령 스키장에서의 남북 스키선수 공동 훈련도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대해 이 당국자는 "특별히 북한과 조율될 사안은 없다. 현재로서는 마식령과 관련해 북한이 별다른 통지가 없다"며 "남북 간 합의 사항을 예정대로 이행한다는 차원에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북한과 조율할 사항이 남아 있지 않다면 국제사회와 협의할 사안이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네"라고 답했다. 이에 항공기 이동과 관련한 미국의 독자 제재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마식령 스키장까지 육로 이동이 어렵다고 보고 항공편 이동을 계획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9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대북 제재 행정명령에 따르면 북한을 경유한 모든 비행기는 180일 동안 미국에 착륙할 수 없다고 돼 있다.
이 제재는 북한에 착륙한 항공편에만 해당되지만, 미국이 이 행정명령을 구실로 북한에 항공기를 보낸 항공사에 대해 불이익을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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