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트럼프 정부가 강경하다고 생각했는데 (대화) 재개 조건 자체는 매우 낮아졌다. 레토릭은 매우 강하지만, (북한이) 도발을 추가로 하지 않고 있다면 대화를 할 수 있다고 한다"고 미국 내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관건은 북한이 나올 때라는 것"이라며 "북한이 나와서 이야기를 해봐야 한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날씨 이야기도 할 수 있다고 한 것은 모여서 어떤 식으로 해보자는 개념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북미가 극단적으로 대립하던 지난해 특정한 시점과 비교해보면 (지금은) 상황이 매우 좋아졌다. 남북대화가 북미 대화 여건을 조성했기 때문"이라며 북미 대화를 시작하기 좋은 시기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북미 대화의 시기와 형태에 대해 이 당국자는 "여러 방식이 있을텐데, 미국과 북한이 먼저 이야기해도 무방하다. 다만 (북미 양국이) 협의해나가는 과정에서 우리의 입장과 이해, 참여 등은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북미 대화가 남북대화나 6자회담보다 앞서서 진행된다고 해도 큰 문제는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반드시 6자회담이 아니어도 된다. 북미 대화가 먼저 시작되도 된다. (대화의 폭과 참여 주체는) 서서히 넓혀가면 되지 않을까?"라며 "북한을 대화로 끌고 나오는데 주력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을 대화로 끌고 나오기 위해 이 당국자는 "북한에 이제 대화로 나와야만 한반도의 미래를 같이 구상할 수 있고 기회가 자주 오지 않으니 나와달라고 하고 있다"며 "특히 평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도록 하자는 메시지를 가능한 범위 내에서 넣어오고 있다"면서도 "모든 문제들은 앞으로도 계속될 사안이다. 현재까지 얼마나 결과를 냈는지는 말하기 이르다"고 전했다.
그는 "북미 대화로 이끌어 낸 이후 중요한 것은 대화 과정에서 인센티브를 어떻게 퍼뜨려 놓느냐의 문제"라며 "아직 그 단계까지 구체적인 협의를 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개인적 그림은 당근과 채찍이라는 구태의연한 수단을 쓰면서 끌고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결 과정에서 다 쓰는 것이 아니라 그다음 단계까지 (당근을) 계속 써야 한다. 이게 우리의 공개된 입장이고 계속 대화를 하면서 궁극적으로 이렇게 가져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당국자는 북한에 대한 제재가 대화를 통한 북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수단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제재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다. 이걸로 북한을 붕괴시키려는 것이 아니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 당시 북한에서 아사자가 200~300만 명 나와도 (북한은) 물러서지 않았다"며 "제재만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제재와 대화를 하나의 같은 목표를 지향하는 도구로 삼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