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은 당초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와 관련한 전반적인 사항을 논의하는 실무회담을 제안했지만, 북한은 예술단 파견 관련 접촉으로 의제를 좁혔다. 북한의 이같은 대응을 두고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12일 통일부는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와 관련한 실무회담을 15일 오전 10시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개최할 것을 제의했다. 통일부는 천해성 통일부 차관을 수석대표로 하는 3명의 대표단을 파견하겠다고 통지했다.
그러나 다음날인 13일 북한은 실무회담 대신 예술단 파견을 위한 실무접촉을 진행하자고 답했다. 남북은 지난 9일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북한의 선수단과 대표단, 응원단, 예술단 등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합의한 바 있다.
통일부는 "북측은 남북 고위급회담 북측단장 리선권 명의 통지문을 남북고위급회담 남측 수석대표 조명균 장관 앞으로 보냈다"며 "통지문에서 북측은 예술단 파견을 위한 실무접촉을 15일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진행할 것을 제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통일부는 "북측은 예술단 파견을 위한 실무접촉 대표단으로 단장 권혁봉 문화성 예술공연운영국 국장, 대표 윤범주 관현악단 지휘자, 대표 현송월 관현악단 단장, 대표 김순호 관현악단 행정부단장을 제시했다"며 "선수단, 응원단 등 북측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와 관련한 실무회담 날짜는 추후 통지하겠다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이어 통일부는 이날 북한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우리측 대표단의 수석 대표는 이우성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정책실장, 대표는 이원철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대표이사, 정치용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예술감독, 한종욱 통일부 과장"으로 북한에 통지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우리 측이 12일 제의한 북측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와 관련한 실무회담 개최에 대해 북측의 조속한 회신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평창올림픽 참석을 위한 포괄적인 실무회담에 응하지 않고 대신 예술단 참가를 위한 실무접촉을 먼저 제안한 것을 두고 실제 경기보다는 경기 외적인 것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여건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재 북한이 자력으로 출전할 수 있는 종목은 없다. 피겨스케이팅 페어 종목에서 출전권을 따냈지만 올림픽 참가 신청을 하지 않아 출전권은 다음 순위인 일본 팀에게 넘어간 상황이다. 북한 입장에서는 '와일드 카드'를 받아야 하는데, 이렇게 출전을 해도 참가 선수단은 10~20명에 그칠 예정이다.
이에 북한은 예술단이나 응원단, 태권도 시범단 등 선수단 외의 다른 요소를 통해 선전전을 벌여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 때문에 대중적인 파급력이 가장 클 것으로 기대되는 예술단 관련 접촉부터 시작하려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함께 북한이 평창올림픽의 개막식이나 폐막식 등에 모란봉악단 등 북한 예술단의 공연을 넣으려는 의도로 예술단 관련 접촉을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또 실제 공연을 하기 위한 기술적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다른 사안보다 먼저 접촉을 진행하려 한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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